외롭지 않은 페미니즘, 외롭지 않은 덕질 ; 페미바순허브와의 인터뷰

By.광개토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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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프게도, 페미니스트는 외롭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모두 웃을 때 홀로 웃지 못하고,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비유에 홀로 의문을 갖는다. 주변 사람들은 둔해지라고 말한다. 어떻게 둔해질 수 있단 말인가? 페미니즘을 안 이상 알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건 페미니스트인 나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 여성혐오가 숨 쉬듯 벌어지는 한국사회에서(지구에서?) 페미니스트는 다수일 때보다 소수일 때가 더 많고, 자주 혼자됨을 경험한다. 국립국어원은 외롭다라는 형용사를 홀로 되거나 의지할 곳 없이 쓸쓸하다고 설명했다. 국립국어원이 페미니스트에 대해 내린 정의인 여자에게 친절한 남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보다 외롭다의 정의가 더 정확하게 페미니스트를 설명하는 것 같다.

 그래서 페미니스트들에게 연대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거창한 목적과 행동의식을 가지고 모이지 않더라도, 홀로 싸우고 있는 게 아니란 걸 확인하면 개인은 더 강해진다. ‘우리는 서로의 용기가 될 거야라는 슬로건은 이런 페미니스트의 상황을 잘 말한다. 페미니스트는 모여야 한다. 언제, 어디서든.

 

 165월 등장한 방탄소년단 여성혐오 공론화 계정을 시작으로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서는 한동안 내 아이돌의 여성혐오 여부가 뜨거운 감자였다. 팬덤 내 젠더 감수성 상승은 콘텐츠의 변화로 이어졌다. 마마무의 소속사는 논란됐던 뮤비 데칼코마니를 유튜브 계정에서 내렸고, 빅스 라비는 자신의 솔로 앨범 타이틀 곡 뮤비 ‘BOMB’에 대해 사과했다



마마무의 소속사 RBW는 타이틀곡 '데칼코마니' 뮤비 속 데이트폭력 장면을 삭제하고 재업로드했다.

via.마마무

페미니스트들을 공격하던 팬들이 자기 아이돌의 책장에 맨박스가 꽂혀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 힘이 빠지다가도, 팬덤 전반이 페미니즘에 대해 한 번씩 생각해 본 경험이 있다는 건 분명 긍정적인 일이다. 현 시점에서 아이돌 팬은 문화예술 소비자들 중 가장 활발히 페미니즘을 논의하고 있다. 지금도 페미니스트 팬들은 아이돌에게 페미니즘 서적을 서포트 하기 위해 모금을 받고 있다.

 그러나 공론화 과정에서 벌어진 페미니스트 팬을 향한 사이버불링과 오프라인 린치를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알계와의 분투 속에서 홀연히 등장한 한 트위터 계정은 홀로 외롭게 싸우던 페미니스트 팬들에게 안정을 주었다. 저기에 가면 우리가 된다는 희망, ‘-한 페미-바순들의 안식처를 자칭하는 페미바순허브의 등장이었다.



페미바순허브 로고

via.페미바순허브


 ‘페미바순허브는 페미니스트 팬들이 정치 세력화할 온라인 기반을 제공함은 물론, 페미니스트 팬들에게 두고두고 회자되었던 페미바순파티와 페미니즘 페스티벌 페밋에서 가진 전국페미바순대집회까지 오프라인에서의 활동도 이어 나가고 있다. ‘페미바순허브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궁금하다. 과연 페미바순허브에서 우리는 서로의 용기가 될 수 있을까?

 



Q.‘페미바순허브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페미바순허브는 페미니스트 팬들을 연결하고 의견을 나누는 허브다. 페미니스트 팬들이 좋아하는 그룹/개인(아이돌, 배우, 모델 등)DM(direct message)으로 보내면 해당 그룹/개인 리스트에 등록한다. 리스트를 통해 페미니스트 팬들은 서로 친목을 도모할 수 있고, 좋아하는 장르의 여성혐오적 발언이나 그러한 콘텐츠를 지적·연대할 수 있다. ‘바순이 원하면 언제든지 새로운 리스트를 작성하며, 리스트에 등록하지 않아도 누구나 열람해 페미니스트인 팬들과 친해질 수 있다.

그밖에 새로운 여성혐오 공론화 계정이 생기거나 페미니스트 팬에 대한 사이버불링 등의 사건이 생기면 쉽게 연대할 수 있도록 리트윗을 하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페바헙 파티’, 페미니즘 페스티벌 페밋에서 주최한 페밋-테이블참가 등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허브가 실체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여러 활동을 기획, 진행 중에 있다.

 


Q.‘페미바순허브계정은 언제, 어떻게, 어떤 이유로 만들게 되었는가?

20164월부터 남자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여성혐오적 콘텐츠(가사, 공식 트위터 멘션)에 대한 피드백을 요구하는 운동을 했다. 167월 경,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로부터 여성혐오 콘텐츠를 지양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를 공식적으로 받았다. 문제되는 트위터 멘션은 삭제하지 않은 점, 여전히 문제가 되었던 노래가사를 수정하지 않고 부른다는 점, 피드백을 동아일보에서 기사화한 이후 팬클럽에만 올렸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긍정적인 피드백이었다.



via.방탄소년단 여성혐오 공란화 계정


1610, 방탄소년단의 컴백 트랙리스트가 공개되었고 ‘21세기소녀라는 제목의 노래를 확인했다. 제목을 보고 여성혐오적이라고 생각했다. 소녀를 대상화하고 있는 제목이라고 느꼈다. 이에 대해 개인 트위터 계정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아직 가사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너무 섣부른 것 아니냐, 왜 소녀가 여혐이냐, 팬 맞냐, 탈덕해라등등 욕설 섞인 다수의 멘션이었다. 그들과 일일이 싸우던 와중 나와 뜻을 같이하는 아이돌 팬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리트윗과 디엠으로 응원을 해주고 의견을 내는 등 같이 싸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과 맞팔을 하고 트친소(트위터 친구 소개)를 대대적으로 했다. 서로 연결해주는 일만 세 시간 정도 하다 보니 아예 아이돌 팬 페미니스트 트친소 계정을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은 아이돌 팬 트친소가 목적인 계정이었지만 배우, 모델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했고, 운영진을 추가 모집한 현재는 활동 영역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Q.‘페미바순허브계정을 운영하면서 겪은 사건들 중 특별히 기억나는 일이 있다면?

최근에 페미바순허브의 이름에 들어가는 '바순'에 대한 논의가 의미 있었다. 페미'바순'허브 라는 이름으로 계정을 운영하면서 빠순이가 팬덤 외부에서는 멸칭으로 쓰이지 않느냐, 모든 젠더를 포괄하지 못하는 말이 아니냐라는 의견들이 나왔고 이에 대해 팔로워들(혹은 이 논의를 우연히 접한 사람들)과 페바헙을 태그하여 의견을 보내는 형식으로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페미바순허브'에서 '바순'이란 용어를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여러 의견(위)과

'페미바순허브' 운영진의 입장(아래).

via.페미바순허브


운영진들은 팬 당사자들이 스스로를 '빠순'이라 호명하고 긍정적으로 전유함으로써 단어가 가진 비하를 전복할 수 있고, 여성형 단어인 '빠순'이 성별 상관없는 단어로 확장되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 의견에 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사람도 있었고 '빠돌이'''가 바로 여성형 단어에서 젠더 상관없는 단어로 확장된 전례라며 충분히 '빠순' 또한 확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논의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도 페바헙이 던진 논의 주제를 통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논의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페미바순허브가 가진 공론장으로서의 가능성을 보기도 했다. 페미바순허브가 단순히 페미니스트인 팬들을 묶는 역할 뿐 아니라 공론을 열어줄 수도 있고 이들의 목소리를 퍼지게 할 수도 있다는 새로운 역할 가능성을 보았다.

 


Q.‘페미바순허브계정을 운영하면서 많은 애로사항을 겪었을 듯하다. 운영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가?

자금 문제가 크다. 무슨 행사를 하던 돈이 든다. 온라인에서 리트윗 이벤트를 하려고 해도 돈이 들기 마련이다. 이런 자금을 운영진이 부담하는 건 모순인 것 같다. 수익성이 있으면서 의미 있는 담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또 돈이 들지 않으면서 진행할 수 있는 이벤트는 무엇인지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

또 개인들을 모아 놓은 허브이니만큼 페미니스트끼리도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은데 이걸 페미바순허브에서 어떤 식으로 조율하고 담론을 이끌어낼지, 또 트위터가 그런 일에 맞는 매체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페미바순파티 PPT 이미지

via.페미바순허브



Q.‘페미바순파티라는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해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다. ‘페미바순파티를 개최한 이유는 무엇인가?

공론화 계정들이 하나 둘씩 목소리를 잃어 가고, 지속되는 사이버불링으로 인해 페미니스트 팬들이 위축되어 갈 때 파티를 하자고 생각했다. 단순히 온라인으로만이 아니라 오프라인으로 우리가 연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서로 외롭게 싸워오던 분들이 많아서 다 같이 더 친해지고 그동안의 괴로움을 풀 기회를 만들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 무엇보다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았다.

 


Q.행사는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행사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어땠는가?

페미니스트 빠순들만이 할 수 있는 게임이나 이벤트를 생각했다. 도착하는 순서대로 준비된 아이돌 이름표를 랜덤으로 뽑아 닉네임을 정했고, 조를 짜서 각 조마다 한명씩 나와 그 사람의 본진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 맞추기 놀이를 했다. 그 다음은 한명씩 아이돌 춤을 추어서 해당 노래를 맞추기를 했다. ‘아이돌 혐오발언 어워즈는 행사의 백미였다



페미바순파티에서 개최한 '아이돌 혐오발언 어워즈' 각각 노래, 방송, 팬사랑 부문 후보에 올랐던 그룹과 혐오발언들.

이외에도 다양한 그룹들과 다양한(?) 혐오발언들이 후보에 올랐다. 

via.페미바순허브

방송, 노래, 팬 사랑 부문으로 나누어서 각 분야 혐오왕을 뽑았다. 참고로 1회 수상자는 인피니트이다. 생각보다 다들 긍정적인 평가를 주셨다.


 

Q.행사를 진행하면서 느낀 어려움이 있다면?

참가자를 신청 받는 과정에서 사이버불링 위협이 있었다. 파티 신청을 처음 받을 때 참가 희망자의 계정을 폼으로 신청 받고, 희망자에 한해 프로텍트 계정으로 초대해 다시 신청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 했음에도 불구하고 참가 희망 의사를 밝히신 분의 Ask(익명질문)계정에 오프에서 보자는 내용의 사이버불링 협박이 있었다


via.네이버 시사상식사전 '사이버불링' 항목


당시 린지님 등 사이버불링에 대한 불안이 극에 달해 있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행사를 중단할지 고민이 많았다.[각주:1] 실제로도 파티 시작 전까지 참가자가 페미니스트인지확인하는 방식에 대해서 골머리를 앓았다. 한번 중단할 뻔한 뒤로 급하게 준비한 파티였기 때문에 예산 책정 부분이나 계획 부분이나 구멍이 좀 있었다. 다음 파티 때에는 조금 더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으면 한다.

 


Q.‘페미바순허브계정 운영진이 바라는 페미니스트-바순이 문화는?

아이돌 산업 내 여성혐오 이슈가 대두된 지는 꽤 시간이 지났고, 페바헙 팔로워가 2000명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들도 늘었다. 다만 아직도 많은 바순들이 본인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여성혐오에는 귀를 막아버리거나 이런 저런 핑계를 붙여가며 합리화 하는 등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반면 싫어하는 아이돌이 여성혐오를 드러내면 눈에 불을 켜고 비판을 하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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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빠순판'의 내부자로 있으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이런 '선택적 페미니즘'을 하는 바순들을 볼 때이다. 나는 이 현상이 바순들이 본인과 가수를 동일시하고,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가 여성혐오로 비판받으면 마치 자기가 욕을 먹은 것처럼 가슴아파하고 상처받는다. 이 때문에 팬덤 내 사이버불링이 일어나기도 한다.

많이 걸어왔고 많은 것이 바뀌었다. 아이돌 팬들도 트위터라는 매체 속에서 여성혐오 이슈를 접하고 페미니즘을 배워가고 있다. 하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아이돌은 비판하지 못하는 선택적 페미니즘을 한다면 페미빠순들의 목소리는 억압받을 수밖에 없다. 팬들이 본인과 가수를 분리해서 생각하고 좀 더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문제를 판단하여 페미빠순들의 목소리를 크게 해줬으면 좋겠다.

페미바순허브 트위터 계정의 헤더 이미지

via.페미바순허브



Q.‘페미바순허브계정의 앞으로의 운영 계획은?

그동안 페바헙은 조용히 페미빠순들을 연결해주고 연대하기만 하는 계정이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초반과 다르게 굉장히 많은 페미빠순들이 페바헙을 팔로하고 페미빠순 리스트에 등록했다.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필요성을 느낀다. '전국디바협회'가 다양한 온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여성 페미니스트 게이머를 가시화한 것처럼 많은 페미빠순들이 모여 있는 허브에서도 페미니스트 팬들의 목소리를 가시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 페스티벌인 페밋이 주관한 토크테이블 페밋-테이블에 참여한 것도 이런 생각의 일환이었다. 페밋-테이블 참여를 기점으로 기사를 기고하거나 페미바순파티2, 아이돌 팬 페미 스터디 등 여러 온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해 페미빠순을 가시화하고 고여 있는 물을 순환시키고 싶다.



※페미바순허브에서 제공한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페미바순허브에 있습니다.



 필자 광개토.

광개토대왕님 만큼이나 넓은 (덕질영역을 자랑하는 이 시대의 페미니스트 덕후

최근의 즐거움은 NCT와 아이유입니다.  

 

  1. 샤이니 팬덤 내에서 혐오에 대해 지적한 팬(린지님)들을 사이버불링한 사건. ※참고 : 5.팬덤이 허락한 페미니즘 ;진정한 페미니스트를 찾아서 http://weolganyeogi.tistory.com/44 [본문으로]

남자들은 왜 장문복을 좋아할까?

By.광개토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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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101시즌2가 시작됐다. 인기리에 마무리된 지난 시즌의 아성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되는 와중, 프로그램을 둘러싼 남성 시청자들의 반응이 흥미롭다. 바로 출연자 장문복에 대한 열광이다.

장문복은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다. 슈퍼스타k2에서 예선 탈락한 수많은 화제인물 중 한 명인 것. 그는 특이한 발성과 스킬로 랩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힙통령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이후 머리를 길게 기른 그는 프로듀스 101시즌2의 연습생 중 한 명으로 돌아왔다.

이상하게도 그를 둘러싼 남초 커뮤니티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형이 밀어 줄 테니 열심히 하라는 댓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들은 장문복에게 감동했다라고 말하는데, 여기에 화답하듯 엠넷 제작진은 장문복이 방송 이후 악플에 힘들어했단 요지의 내용을 내보내기도 했다





장문복의 <프로듀스 101> 1분 PR영상 아래에 달린 댓글 작성자 분석

다른 참가자들의 PR영상에는 여성 작성자가 80에서 90퍼센트의 비율을 차지하는 것과 비교된다.

via.네이버tv <프로듀스 101> 



애초에 힙통령을 메이킹한 사람들이 엠넷 제작진임을 생각해보면 이런 포장은 괴상하기만 한데, 이런 제작진을 생각해보면 현재 장문복을 응원한다는 남자들이 장문복의 힙통령 영상을 비웃음거리로 삼는 데 가장 앞장섰을 사람들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영 현실성 없지는 않은 듯하다. 그랬던 그들이 지금은 왜 장문복을 응원하게 되었을까?

 

 


프로듀스 101이란 프로그램의 흥행을 설명하려는 많은 시도들이 있었다. 극도의 경쟁 사회인 한국, 외모 자본주의 등 신자유주의를 중심으로 여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을 읽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독법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의 참가자들을 심사위원의 심사 결과를 포함해 평가하는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프로듀스 101은 이미 한 번 소속사 오디션을 통해 걸러진 101명의 연습생들이 참여하고 시청자들의 호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 이런 상상력이 가능하게 한 원동력 중 하나로 룸살롱 문화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via.<프로듀스 101> 시즌1 1화



프로듀스 101시즌1의 오프닝에서 제작진은 여성으로 보이는 이들이 서로 손을 잡고 일렬로 서 있는 그림을 제시한다. 그림 속 사람들은 서로 각양각색의 머리 모양, 의상을 입고 있다. 제작진은 이 중 11명만 남기고 가위로 자른다. 101명의 출연진과 11명의 데뷔확정 멤버를 설명하기 위한 이 그림은, 줄지어 선 여성들 중 마음에 드는 여성을 고르는 룸살롱의 초이스 문화를 떠오르게 한다. 당시 엠넷 국장이자 담당 PD였던 한동철 PD남자들을 위한 건전한 야동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는 발언을 참고한다면 제작진의 상상력에 룸살롱 문화가 개입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프로듀스 101시즌1은 현재 방송에서 보기 드문 경쟁하는 어린 여성을 읽을 수 있는 텍스트라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시청자로 하여금 101명의 젊고(혹은 어리고) 예쁜 소녀들 중 내 입맛에 맞는 11명을 매일 골라 투표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극도의 대상화 경험, 내가 선택해줘야 상대가 보상(데뷔)을 얻는 권력을 가지는 경험은 여성혐오 사회에서 남성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누리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프로듀스 101시즌1은 이런 즐거움을 판매했다는 혐의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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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101의 남성판, 즉 시즌2의 출범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런 즐거움을 여성 고객에게 판매하겠다는 제작진의 포고처럼 느껴진다. 다시 말해 남성이 즐겨온 룸살롱문화의 미러링 버전이 시작된다고 느낄 수 있다. 기존 남성 아이돌과 여성 팬덤으로 대표되던 아이돌 팬덤 문화에 대한 사회의 노골적인 폄하와 비웃음은 감히 여성 팬이 남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한다는 괘씸함에서 온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프듀 시즌2는 아주 노골적으로 나온다. 101명의 남성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마음껏 11명을 골라보라는 포맷은 누군가에게는 인간의 지독한 물화에 반감을 주지만, 누군가에게는 성별 반전이 되었다는 사실, 여성이 남성을 대상화한다는 사실 자체에 반감을 준다. 남성 아이돌 팬덤에서 여성 팬이 남성 다수를 선택하고 그들이 데뷔할 수 있도록 권력을 부여해온 일은 종종 있었지만 남성들이 그것을 투명하게 관람해올 기회는 처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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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복은 아이돌로서의 재능이 있을까? 장문복의 기획사 오앤오는 타이미, 아웃사이더 등 랩퍼를 컨설팅하던 매니지먼트사다. 오앤오 엔터테인먼트의 첫 아이돌 기획이 장문복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지금까지 방송에서 보여준 태도는 아이돌 지망생이라기보다 랩퍼에 가깝다. 다른 연습생들이 PR영상에서 국민 프로듀서들을 향해 애교 혹은 남성적(..) 매력 어필, 뽑아달라는 애원에 가까운 처절한 몸짓을 보여주는 것에 비해 그는 인터넷에서 조롱거리가 되었던 어린 시절의 슬픔과 앞으로의 성공을 다짐하는 내용의 랩을 선보였다. 쇼미더머니가 아님에도 그는 랩을 잘 한다라거나 멋있다며 응원 받는다. 시즌1의 김소혜가 본래 연기자 데뷔를 준비했던 탓에 아이돌로서는 전혀 준비되지 않았음을 들며 다른 참가자의 소중한 기회를 빼앗는다고 비판받았던 일과 비교된다.



장문복에 대한 인터넷 남초 커뮤니티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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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복의 아이돌로서의 무재능은 축복이고 캐릭터다. 남자들은 그가 여성을 즐겁게 해줄 수 없을 것 같기에 응원하고, 계속해서 그가 불쌍하다며 소환한다. 장문복이 인터넷에서 조롱받았던 과거를 보상받기 위해서 아이돌로 성공해야한다는 주장은 그에 대한 모욕이다. 과거의 고통을 여성 팬이 보상해야하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 장문복에게 보상해야한다면 충분한 설명 없이 그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던 슈퍼스타k2의 제작진이고, 그에게 악성 댓글을 남겼던 사람들이다. 남자들은 정말로 장문복을 좋아하는가? 그저 성공한 찌질이 신화에 자신을 대입하기 위해서, 혹은 여성이 남성을 대상화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아서 장문복을 이용하는 것은 아닐까? 무엇보다 신경 쓰이는 점은 장문복을 둘러싼 크고 작은 소모전을 제작진이 시청률을 위해 기꺼이 이용하고 있다는 혐의다.


 

 

via.<프로듀스 101> 시즌2 1화



앞서도 짚었지만 프로듀스 101시즌 1남성을 위한 건전한 야동을 목표로 만든 콘텐츠다. 시즌2는 어떨까? 메인MC이자 국민 프로듀서 대표를 맡은 보아는 대단한 경력을 가진 아티스트이자 프로듀서다. 노련한 눈썰미까지 겸비한 그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참가자 한 명 한 명을 검토한다. 그런 보아를 향한 참가자들의 시선은 장문복의 그렇게 예쁜 얼굴로 독설을 하신다는 말로 요약된다. 연습생들에게는 절대적인 갑이자 까마득한 실력자인 대표 프로듀서마저도 여성이라는 기호 앞에서 대상화된다. 연습생들을 가르치는 트레이너도 여성일 경우 헤어스타일에 따라 아기 같다는 말로 평가당하고, 엄하게 혼을 내도 예쁘다, 사귀고 싶다는 말을 제자인 연습생들에게 듣는다. 제작진이 프로그램 잠정 시청자의 성별을 무엇으로 상정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프로듀스 101시즌2를 통해 데뷔할 남자 아이돌 그룹의 주 타겟층이 여성인지 아리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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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101시즌2가 우리에게 남길 의의는 아직 분명치 않지만 참가자 박성우가 군필이라는 사실에 열광하거나, 상품으로 군 면제를 걸면 잘 될 것이라 훈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남성을 누리는 콘텐츠가 존재하기 어렵다는 사실 역시 확실해 보인다. 과연 프로듀스 101시즌2여성을 위한 건전한 야동이 될 수 있을까?





   필자 광개토.

광개토대왕님 만큼이나 넓은 (덕질영역을 자랑하는 이 시대의 페미니스트 덕후

최근의 즐거움은 NCT와 아이유입니다.  

팬덤이 허락한 페미니즘 ;진정한 페미니스트를 찾아서

By.광개토

 

 


 16124, 샤이니 멤버 종현의 솔로 콘서트를 다녀온 한 팬이 종현이 콘서트장에서 보여준 제노포빅, 호모포빅한 발언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피드백을 요구했다. 종현은 콘서트에서 인도 문화를 희화하는 vcr을 내보내고, 토크 중 남성 팬에게 성향은 존중하지만 자신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종현은 팬들의 지적에 발빠르게 대처했다. 논란이 된 당일,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다음 공연에서는 vcr을 삭제하는 등 조치를 취한다. 이에 몇몇 팬들은 종현의 사과에 감사를 보내기도 했다.

 

 


샤이니 종현이 12월 3일 본인의 트위터에 게재한 글 


 


 그러나 본격적인 사건은 이제부터였다. 트위터에서 종현에게 피드백을 요구했던 일군의 팬들에 대한 사이버 불링이 시작된 것이다. 가해를 시작한 팬들은 종현에게 피드백을 요구한 팬들을 일명 트위터 페미니스트, 줄여서 트페미로 명명하고, ‘지인이 얼굴을 알고 있다는데 만나면 논리적으로 얘기해볼 것이라는 신상 정보를 알고 있다는 협박부터 인신매매 당해라’, ‘강간당했으면 좋겠다등 원색적인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사이버 불링에 비판이 일자 팬들은 트페미들이 그동안 샤이니를 성희롱했다고 주장하며 정당화했다. 이들은 트페미들이 샤이니를 성적으로 소비해온 트위터 멘션을 캡쳐해 증거 자료로 올리면서 팬인 척 하면서 샤이니를 성희롱했으며, 진정한 페미니스트도 팬도 아니라고 비판했다.

 일은 점점 커져 종현에게 피드백을 요구했던 트페미 중 한 명은 콘서트 장에서 얼굴을 알아본 팬들에게 무슨 낯짝으로 콘서트를 보러 왔냐는 등 직접적인 언어폭력을 당했다. 피해자는 이를 트위터에 올렸고 사건은 일파만파 퍼졌다.

그러나 팬들은 피해자가 거짓말을 한다고 가정하고 콘서트 티켓을 인증하라 압박했다. 피해자에게 당신이 피해자가 맞는지, 피해 사실을 증명하라는 요구였다. 급기야는 피해자가 있었던 자리를 소거법으로 찾아보자며 해당 날짜에 콘서트에 다녀온 팬들을 대상으로 콘서트 티켓 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 계정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직접 찍어 올린 콘서트 티켓 사진들이 몰려왔고 계정주는 좌석을 색칠해가며 피해자를 압박했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피해자의 또 다른 SNS 계정을 알아냈다고 밝혀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심각한 수준의 사이버불링에 사람들은 팬덤내 사이버 불링을 알리는 #팬덤내_사이버불링_아웃 해시태그를 만든다. 이에 팬들은 오히려 자기들이 사이버 불링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팬코_악질성희롱_아웃(팬코; 팬 코스프레의 준말로 진정한 한 그룹의 팬이 아니라 팬 흉내를 내는 사람), #트위터내_아이돌_성희롱 등의 해시태그를 만들어 맞불을 놓았다. 팬들은 계속해서 종현은 제노/호모포빅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부터 트페미들이 종현에게 혐오행동을 교정하길 요구했으면서, 페미니스트답지 않게 그간 아이돌을 성희롱해왔다라거나, ‘종현을 비판한 것과 별개로 트페미들이 샤이니를 성희롱해온 것을 이제 고발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돌에 대한 팬들의 지나친 성적 대상화 문제는 아이돌 산업을 오래 지켜본 사람이라면 한 번 쯤 고민해본 주제일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토론의 필요가 있다. 그러나 성적 대상화를 실시한 페미니스트를 비판한다는 점이 팬들의 자성적 움직임이라고 보기 어렵게 한다. 이들은 트위터가 아닌 타 커뮤니티에서 벌어진 성적 대상화를 지적하거나, 대상화의 끝인 RPS를 지적하지는 않는다. 팬덤 내 아이돌 성희롱을 비판하고자 한다면 특별히 가해자가 페미니스트임을 지적하거나, 트페미들 중에서 가해자를 찾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 이들이 공격하고자 하는 사람은 사실상 가해자인 누군가가 아닌, 페미니스트인 누군가, 더 좁히면 트페미이다.

 이들은 왜 트페미를 공격하는 것일까? 사이버 불링과 성희롱 의혹 제기가 종현에 대한 피드백 요구 이후로 이어진 정황을 살펴보면, 내 아이돌에게 어떤 비판도 제기해서는 안 된다는 팬덤 내 불문율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감히 내 아이돌에게 호모/제노포빅하다고 지적한 팬-페미니스트를 심판하겠다는 목적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샤이니 팬덤 이전에 트페미로 고통 받은(?) 아이돌 팬덤이 있다. 바로 방탄소년단이다. 방탄소년단의 팬 중 여성혐오를 공론화하고자 마음먹은 사람들이 모여 방탄소년단 여성혐오 공론화 계정을 만들었다. 이들은 방탄소년단과 소속사에게 여성혐오에 대한 피드백을 요구했다. 이에 방탄소년단과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시정해 나가겠다는 글을 공식적으로 올렸지만, 공론화 계정 계정주들은 팬들에게 신상 정보를 캐내겠다는 협박과 온갖 욕설 등 심각한 수준의 사이버 불링에 시달려야 했다.

팬들은 여성혐오 공론화 계정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공격했다. 여성혐오를 지적하는 팬들을 진정한 팬이 아니라고 배제하는 한편, 팬덤 내 트위터 페미니스트들이 스스로의 언피씨(unpolitical current;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음)함은 돌아보지 못하는 가짜 페미니스트라고 비난했다. 아이돌에 대한 무비판적인 사랑을 요구하는 팬덤 분위기에 안 그래도 어려웠던 여성혐오 지적은 더욱 힘들어졌다.

 이런 현상은 방탄소년단 여성혐오 공론화 계정이 방탄소년단이 여성혐오에 대해 피드백한 후 발표한 정규 2집 앨범 'WINGS'의 수록곡 <21세기 소녀>를 비판했을 때 더 거세졌다. 계속해서 여성혐오적 콘텐츠를 만드는 방탄소년단과 소속사를 소비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팬들은 여성혐오 공론화 계정을 통해 릴레이 탈덕 선언을 했다.

 

 


(위) 7월 6일,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공식 팬카페에 게재한 입장문

(출처 : http://cafe.daum.net/BANGTAN/jbaj/326 )

(아래) '방탄소년단 여성혐오 공론화 계정'이 올린 릴레이탈덕선언



 

 팬덤은 이전부터 정치세력화의 한 방식으로 오빠에 대한 사랑의 진정성을 수배하는 방법을 즐겨 사용했다. 진정성의 기준은 사람들이 믿는 것과 달리 주관적이다. 팬덤은 아이돌의 여성혐오를 지적하지 않는 팬들을 진정성 없는 팬이라고 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누가 먼저 진정성의 기준을 세우냐에 따라 손쉽게 공격대상을 진정성 없음의 늪으로 빠뜨릴 수 있다. ‘진정성이 없는 팬의 의견은 묵살해도 되고, 어떤 공격을 받아도 싸다’.

 팬덤이 진정성을 무기로 사이버 불링을 정당화하고 개인의 목소리를 지우는 행위는 페미니스트의 입을 막는 오래된 방식과 유사하다. 페미니스트가 어떤 주장을 내놓으면 사람들은 말투나 성적 취향, 평소의 생각 등을 전시하고,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어 페미니스트로서의 진정성을 평가한다. 사람들은 도덕적 결함이 있는 사람은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아니며, 때문에 그의 주장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샤이니 팬들이 트페미들을 공격할 수단으로 본인들조차 자유롭지 못한 성적 대상화(성범죄)’를 선택한 이유를 이제 쉽게 알 수 있다. 팬덤은 페미니스트에게 요구되는 결벽성이 존재한다고 믿고, 치명적 결함 중 하나가 성범죄라고 생각한다.

 ‘페미니스트는 완전무결한 인간임을 증명하는 딱지가 아니다. 완전무결한 인간만이 페미니스트가 될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니다. 백보 양보해 설사 그 사람이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하더라도, 진정한 페미니스트만이 혐오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 건 아니다.

 여성학자 정희진이 페미니즘의 도전에서 정의한 바에 따르면 페미니스트는 여성혐오를 깨달은 사람이다. 페미니스트는 누군가에게 진정성을 평가받아 자격이 주어지는 존재가 아닌, 스스로 정체화한 존재다. 때문에 계속해서 스스로 배운다. 그러지 않은 페미니스트는 그저 역사의 뒤에 남는 페미니스트일 뿐이다.

 



 종현의 일이 불거지자 또다시 소환된 꽃길만 걷자는 말은 꽤 의미심장하다. 내 아이돌이 오로지 예쁘고 아름다운 것만 봤으면 좋겠다는 팬들의 소망은 아이돌에게 어떤 비판(나쁜 말)도 해서는 안 된다는 팬덤 내 암묵적 규율을 낳았다. 이 불문율과 결탁한 진정성이 팬덤으로 하여금 내 아이돌의 혐오발언에는 눈 감는 페미니스트를 원하게 만든다. 팬덤은 마치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을 찾는 남성처럼 팬덤이 허락한 페미니즘만을 수용하려 든다.

 지금도 팬들은 트페미 블락 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해 트페미들을 팬덤 내에서 고립시키고 사이버 불링을 가하고 있다. 아이돌 팬인 페미니스트들은 팬과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성을 동시에 의심받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사이버 불링을 당하는 페미니스트-팬을 지켜보면서 팬들은 점점 더 목소리를 내길 두려워한다. 자성의 목소리를 잃은 문화는 고립되어 상하기 마련이다. 아이돌 문화의 지속가능성에 진정한 빨간불이 울리고 있다.

 



   필자 광개토.

광개토대왕님 만큼이나 넓은 (덕질영역을 자랑하는 이 시대의 페미니스트 덕후

최근의 즐거움은 세일러문 크리스탈과 오마이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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