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의 여성혐오와 3세계 페미니즘

페미타쿠


 

페미니즘은 단 하나의 갈래로 존재하지 않는다. 누가 말하느냐, 누가 경험하느냐에 따라 맥락과 의미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1세계3세계는 향유하고 있는 문화가 다르고 ‘백인비백인이 처한 상황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주로 백인 여성들을 위해 진행되어오던 서구의 페미니즘이 아니라 ‘3세계라고 칭해지는 이슬람 문화권에 관한 페미니즘을 같이 읽어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이슬람 문화권이 거리상으로 한국과 가깝지 않고, 이슬람 문화를 접할 기회가 없어서 당장은 생소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슬람 문화를 구축하고 있는 이슬람교는 다분히 윤리적이지 않고 여성혐오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다. 종교가 토대가 되어 여성차별의 정서가 그들의 문화 속에 곳곳이 스며있다. 밑의 책들이 문제제기하며 설명하는 쟁점들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여성들에게 유효한 지점이다. 지금부터 소개할 책들을 읽어본다면 문화상대주의로 덧입혀져 보이지 않던 이슬람교의 소수자 탄압과 비윤리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왜 이슬람 개혁을 말하는가' 표지, ©알라딘)


혐오와 테러는 명백히 종교의 문제, 나는 왜 이슬람 개혁을 말하는가


이슬람교에 대해서 논의할 때, 특히 종교가 여성을 통제하고 억압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그것은 서구중심적인 생각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움츠러든 경험이 있을지 모르겠다. 저자는 이런 분위기를 타개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며, 이슬람교에 대해 비판을 시도한다. 저자는 목숨을 무릅쓰고 이슬람교를 개혁하자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가 위협을 받는 이유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종교적인 문제제기는 어떤 경우라도 용납이 안 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서구는 인종차별과 문화상대주의적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슬람교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으려 들지만, 저자는 이슬람교가 자행하는 종교적인폐해를 없애야 한다고 말한다. ‘순교행위라는 이름의 자살폭탄테러는 이슬람 문화권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이슬람교의 교리와 긴밀한 연관이 있으며, 특히 이슬람교는 여성과 소수자를 가혹하게 억압하고 그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본인이 그 문화권에서 살았으며 한 때는 독실한 신자로 살아온 경험을 토대로 이슬람 문화권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면서도, 개혁의 필요성을 진정성을 담아 이야기한다. 이슬람교에 몸담고 있을 때 직접 눈으로 목격했던 폭력적인 사례들과, 지금 외국에서 배교자로 살아가며 느끼는 혼란들을 이 책에 담아냈다. 그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생생히 전해질 것이다.



(▲'이슬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표지, ©알라딘)


이슬람 여성 문제는 꼭 논의되어야 할 문제, 이슬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이 책은 이슬람교의 문제들을 제재 중심별로 분석했다. 저자 오은경은 이슬람교에 배어있는 여성혐오적·비윤리적 문제들을 통찰력 있게 제시한다. 가부장제의 체계를 지키기 위해 남성들의 민족주의이념에 여성들이 희생당했으며, 여성에게 재생산의 의무를 부여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여성을 희생시켰는가로 처음을 시작한다. 그리고나서 신여성이 등장한 배경과 당시에 어떤 가능성을 지녔는지 살펴보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부장제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 하는 신여성의 모습을 문학을 통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한국인으로 비교문학을 연구했으며, 예시된 문학 텍스트들은 한국의 1920년대부터 찾아볼 수 있는 신여성들의 문학과 비교해 볼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한 구석이 있어 흥미롭다.

  이외에도 여성의 신체를 통제하는 베일을 남성의 페티시즘과 관련해서 조명하고, 명예살인과 여성 할례와 같이 여성의 신체를 극단적으로 다루거나 훼손하는 문제도 빼놓지 않고 이야기한다. 후반부로 가면 각성한 여성들이 남성적 민족주의를 어떻게 극복하는가, ‘이슬람 페미니즘’, ‘3세계 페미니즘’, ‘탈식민주의라는 이름하에 정의된 용어들은 어떤 식으로 논의가 되었는가와 같이 비교적 근현대의 쟁점들도 정리되어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전쟁을 가져와 한국의 역사도 이슬람 문화권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이며 마무리한다.

저자는 이슬람 문화권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렇기에 여성 일반으로서 볼 수 있는 성차별적 문제들을 총망라한다. 국가와 민족주의에 의한 여성 문제는 초국가적인 문제임을 시사하며 독자로 하여금 여성에게는 국가가 없다는 말을 공감케 한다.

 

 

마치며

 

이슬람 문화는 낯선 주제일 수 있다. 그러나 종교민족주의의 이름하에 희생당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비단 남의 일은 아닐 것이다. 이 책들을 접하면 보다 체계적으로 이슬람의 문제들을 바라보고,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도서-

아얀 히르시 알리, 이정민 옮김, 나는 왜 이슬람 개혁을 말하는가, 책담, 2016

오은경, 이슬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시대의창, 2015

걸그룹, 무대라는 운동장 위의 소녀

By.광개토

 



 Mnet 프로듀스 101을 통해 데뷔한 그룹 I.O.I.의 마지막 활동곡이 발표됐다. 데뷔곡 ‘Dream girl’에 이어 ‘Whatta man’역시 큰 인기를 끌었던 터라 마지막 활동에도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JYP 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이 프로듀싱을 맡았다는 말에 더 큰 주목을 받은 I.O.I.의 마지막 곡은 너무너무너무였다. 상대방의 사랑 고백을 유도하는 가사와 테니스 스커트를 입은 소녀들의 귀여운 안무는 여느 걸그룹들의 행보와 다르지 않았지만 I.O.I.의 일부 팬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I.O.I.의 멤버 최유정은 지난 111일 방영된 SBS 더 쇼의 코너 미션 60’에서 보이그룹의 멤버가 된다면 어느 그룹의 멤버이고 싶냐는 질문에 방탄소년단이라고 답했다. 최유정은 방탄소년단의 정규 2집 타이틀인 피땀눈물의 안무가 본인이 좋아하고, 그동안 해왔던 안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유정을 프로듀스 101에서부터 지켜본 팬들은 물론, 최유정을 모르는 사람들도 그의 훌륭한 퍼포먼스적 기량은 한 번 쯤 보았을 것이다. 프로듀스 101의 메인 곡인 ‘Pick me’의 센터멤버에 이어 대중들에게 최유정이라는 이름을 분명하게 새겼던 댄스 포지션 평가 무대 ‘Bang Bang’ 덕분이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 넘치는 안무와 쇼맨십은 보는 이로 하여금 무대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Bang Bang’ 무대에는 최유정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전소미, 김청하, 김도연 등 현재 I.O.I.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멤버 다수가 함께였다. 특히 김청하는 Mnet 프로그램 힛 더 스테이지에서 수준급의 왁킹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청하는 프로듀스 101초입, 연습생 개인기를 보여줄 때부터 춤 실력으로 주목받았고, 소위 말하는 제작진의 푸쉬 없이 오직 본인의 퍼포먼스 기량으로 최종 멤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멤버이기도 하다.

 




[힛더스테이지160810] 김청하+Waack Crush - Intro+Single Ladies+Run the World(Girls)



 

 〈프로듀스 101에서는 춤과 노래실력으로 클래스를 나누고 수업 강도를 조절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연습생들은 상위 클래스에 올라가기 위해, 최상위 클래스인 A 클래스인 연습생들은 자신의 클래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프로그램은 강도 높은 퍼포먼스를 단기간에 소화하길 요구하는 미션을 연습생들에게 부여하고, 연습생들은 이를 훌륭히 소화해내며 마침내 데뷔한다. 극악의 경쟁 상태로 몰아넣는 프로그램에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그러나 이런 경쟁 속에서 데뷔한 I.O.I.가 활동 기간 중 보여준 퍼포먼스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일 년 동안 활동하는 단기 프로젝트 그룹인 만큼 안무 강도를 조절할 필요성이 있었겠지만,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조합인 I.O.I.의 역량을 최대치로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Bang Bang’에서 무대를 압도하며 걸어 나오던 김청하나, 전소미의 재기발랄한 안무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더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너무너무너무에서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콩콩 뛰는 안무를 추는 I.O.I.의 모습은 연습생 시절의 그들과 괴리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너무너무너무의 프로듀서가 박진영인 것이 문제였을까? 미니앨범 3집을 발표한 트와이스의 ‘TT’ 역시 비슷한 수준의 안무를 보여준다. 눈물을 묘사한 T모양 손가락으로 우는 흉내를 내거나, 허리에 손을 댄 채 삐진 모습을 표현하는 안무는 춤이라기보다 율동에 가깝다.

 트와이스는 데뷔 프로그램 식스틴을 통해 데뷔한 그룹으로, I.O.I.<프로듀스 101>에서처럼 다양한 댄스 미션을 수행했었다. 당시 연습생이었던 모모의 탁월한 댄스 실력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모모가 소화해야하는 안무는 안무라고 말하기 어려운, 팔다리를 흔드는 단순한 동작에 불과하다.

 


 김예란은 아이돌 공화국:소녀 산업의 지구화와 소녀 육체의 상업화에서 걸그룹의 안무가 느슨하고 부드러운 몸동작, 획일적으로 패턴화된 안무로 구성되어 수동적 이미지를 전시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각주:1]. 보이그룹의 안무와 대비해서 보면 걸그룹의 안무가 얼마나 유아동적인지 확연히 보인다.

 보이그룹을 소개할 때에는 고강도의 파워풀한 안무를 강조하곤 하지만 걸그룹을 소개할 때 그들의 안무를 강조하는 일은 많지 않다. 트와이스의 cheer up에서 화제가 됐던 샤샤샤는 안무라기보다 어린 아이가 하는 유아적 행동에 불과하며, 포인트 안무로 소개되는 안무들은 의상을 들추거나 팔을 흔드는 정도에 그친다. 보이그룹의 노래에서는 댄스멤버들을 부각시킬 수 있는 댄스브레이크 구간이 존재하는 반면 걸그룹의 곡에서는 댄스멤버들이 모습을 드러낼 구간 자체가 없는 일도 많다.

 이는 최근 걸그룹의 대세 컨셉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걸그룹들은 강해보이는 인상을 멀리하고 순종적이고 무해한 이미지를 재현하는 데 집중했다. 05MKMF에서 보아가 보여주었던 ‘Over the Top’ 무대와 트와이스의 ‘TT’를 보면, ‘Bang Bang’ 무대의 I.O.I. 멤버들과 너무너무너무무대의 I.O.I. 멤버들을 볼 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괴리가 있다.


 

 소녀시대 효연은 힛 더 스테이지에서 본인의 본 전공인 힙합 외에도 탱고, 왁킹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낸다. 그는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그룹 활동 동안 본인이 보여주고 싶은 퍼포먼스를 제대로 표현할 만한 무대가 없었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힛 더 스테이지에 출연한 대다수 여성 출연자들이 한 말이기도 하다.

 




[힛더스테이지160921] 소녀시대 효연 - Mek It Bunx Up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걸그룹 멤버들을 보다보면 운동장을 빼앗기는 여자아이들이 떠오른다. 어느 순간부터 여자아이는 운동장에서 뛰지 못하고 축구나 농구를 하는 남자 아이들을 구경하는 위치에 선다. 운동을 즐기려는 여자아이는 별종 취급을 받는다. 사회는 왜소하고 부드러운 여자의 몸을 원한다. 남자가 열심히 운동장을 뛰어다니고 소리치고 몸의 역량을 시험할 때, 여자는 뛰기보다 걷기를, 걷기보다 다리를 모으고 앉아있기를 요구받는다.

 트와이스의 미니2‘PAGE TWO’의 앨범 자켓이 보여주는 대로 현재의 걸그룹은 벤치에 앉아있는 소녀를 재현한다. 운동장 한 가운데에서 뛰지 못하고, 누군가 찾아와 손을 뻗어 데려가기를 기다리는 여성이다. 무대에서 뛰고 싶은 욕구는 걸그룹으로서 활동할 때는 해소할 수 없으며, 걸그룹이라는 위치를 내려놓고 댄서인 개인이 되어야만 무대에 설 기회가 주어진다.

 




구구단(gugudan) COVER PROJECT #05 ‘chained up’ by VIXX



 

 최근 걸그룹 구구단은 커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같은 소속사의 보이그룹 빅스의 사슬을 커버한 영상을 올렸다. 이 커버 영상은 같은 커버 프로젝트 영상들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높은 24만 뷰라는 기록을 올리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커버 영상의 퀄리티가 댄스버전 뮤직비디오 수준으로 높은 것도 놀라움을 자아내지만, 구구단이 새로 해석한 사슬이 주는 즐거움은 무대에서 마음껏 뛰지 못하는 걸그룹에 대한 답답함이 전제하기에 존재한다. 걸그룹 팬들은 너무 오랫동안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보지 못했다. 구구단의 사슬은 파워풀한 걸그룹 퍼포먼스에 목말랐던 팬들의 욕구에 부합하는 영상이었다.



 


Beyoncé Run the World Girls Live at Oprah Winfrey (HD)



 

 2016년을 마무리하는 연말 무대에 대한 소식이 슬슬 들려올 때이다. 필자는 매 연말이 다가오면 오프라 윈프리 파이널 쇼에서 비욘세가 보여주었던 ‘run the world’ 같은 무대를 언제쯤 볼 수 있을 지 궁금해 하곤 한다. 무대 위에서 마음껏 뛰는 소녀들을 보는 일, 요원한 소망이 아니기만을 바란다.

 

 



   필자 광개토.

광개토대왕님 만큼이나 넓은 (덕질영역을 자랑하는 이 시대의 페미니스트 덕후

최근의 즐거움은 세일러문 크리스탈과 오마이걸입니다.

 

  1. 김예란, 「아이돌 공화국:소녀 산업의 지구화와 소녀 육체의 상업화」, 『젠더와 사회』, 동녘, 402쪽. [본문으로]

지난 9,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의료관계 행정처분규칙 일부개정안을 두고 전국 각지에서 검은 시위가 일어나는 등 국민들의 반대가 거셌다. 해당 안은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하다 적발된 의사에 대해 자격정지 기간을 정하는 것으로,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의료관계 행정처분규칙 일부개정령안' (2016.09.22.) 

 

       - 모자보건법 제14조 제1항을 위반해 임신중절수술을 한 경우

       - 진료 중 성폭력을 저지른 경우

       - 대리 수술

       - 마약, 대마, 향정신성의약품 복용

      등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면 최대 1년간 의사 자격을 정지할 수 있게 된다.

 

 

 

모자보건법 제14조에서 명시한 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를 위반한 임신중절수술은 비도덕적 진료행위의 범주에 들어가며, 이를 하다 적발된 의사는 최대 1년간 자격 정지를 하겠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위 안건은 철회되었다. 그러나 이를 시발점으로 한국 사회 내에서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해당 사안과 관련하여 아직 해결되지 않은 법적, 사회적, 제도적 여러 문제들에 대해 같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제 4차 여대회담 : 나의 자궁, 나의 것

회담 진행자: 야매법학도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 까마귀: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에 다니고 있다. 검은 시위를 참여했었다.

- 웅디민디: 성신여대에 다니고 있다. 종교인이면서 낙태 찬성하는 페미니스트인 분을 구한다고 해서 난가?’했는데 갑자기 여기 와 있어...(모두 웃음)

 

- 밍챠챠: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 티쯔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에 다니고 있다.

 

 

 

Q. ‘검은 시위는 어떤 이유로 참여했는지, 또한 직접 겪은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까마귀: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 참여 했던 시위다. 조금 무서웠다. 시위를 나갈 때 몰카에 찍히거나 신상이 밝혀질까 걱정을 했다. 평소 페이스북에 실명을 써서 올리거나, 공개적으로 올리는데, 이번 시위는 직접적으로 참여한다고 게시글을 올리지 못했다. 시위는 고등학교 동창인 페미니스트 친구랑 같이 갔다. 마스크하고 모자를 다 챙겨갔다. 옷도 다르게 입고 갔다. 행렬 맨 앞에 있었는데 아무도 나인지 모를 것이다. 무서울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무서운 집회는 아니었고 유쾌한 집회였다. 젊은 세대들의 발언도 많았고, 엄숙주의 같은 게 없어서 좋았다. (사람들이) 자유발언을 하는데 슬펐다. 성은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인데. 시위에서 자신의 낙태 경험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고 지인이 낙태경험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맞닥뜨려 있는데도 생각보다 논의가 안 되어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어떤 분이 왜 여성의 몸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논의가 되지 않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던지는 것에 대해서 공감했다.

 

 

밍챠챠: 보건복지부가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입법예고를 해서 이슈가 됐다. 관련 정보를 찾아보다가 참여하게 됐다. 출산율 감소를 여성에게서 찾는 것이 화가 났다. 산부인과협의회가 처벌을 강화하면 우리 낙태시설을 전면 금지할거라고 했다. 이게 말이 되나? 이걸 알고 어떻게 가만히 있나? 낙태 시술을 전면 금지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사망하는 여성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산부인과 의료인이 낙태시술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한 것은 여성의 목숨을 담보로 방패막이 삼은 것이다. 그 사실만으로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현장분위기는 좋았다. 만 명 넘어가는 시위와 다르게 자유발언 할 때 가깝고, 대화하는 느낌이 들었다. 발언자와 청취자가 딱 구분되어있는 느낌이 아니고, 모두 발언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마음이 아팠다. 그 자리에 있는 많은 여성들이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실제로 우는 사람도 있었다. 저 사람(우는 사람)은 나와서 이야기하지 못 하지만 마음속에 어떤 응어리가 있을까, 감정적으로 다가왔던 시위였다.

 

 

(검은시위 이미지, ©강남역10번출구 페이스북 페이지)

 

 

 

Q. ‘나의 자궁, 나의 것’, ‘국가는 나대지 마라등 여러 문구의 피켓들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시위 참가자들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피켓 문구나 발언이 궁금하다.

 

밍챠챠: 생소하고 재밌는 것 중에 두 개를 추려봤다. ‘우리는 연대할수록 강하다이번 시위가 페미니스트들이 연대를 해서 만들어진 시위라서 이 문구가 와 닿았다. 많은 사람들이 연대해서 모였기 때문에 성폭력 피해자들이 나와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거 같다. 또 다른 하나는 해외의 반정부 시위 사진이었는데 한 남자가 ‘I don’t need sex because the government fucks me everyday‘ 피켓을 들고 있었다. (모두 웃음)

 

까마귀: 사실 나는 기독교인이다. 시위에서 사람들이 찬송가를 개사해서 불렀는데 재미있었다.

 

웅디민디: 진짜 웃겼다.

 

밍챠챠: 다 같이 부르면 희열이 장난이 아니다.

 

까마귀: 박자가 조금 어렵다. 복음 성가가 엇박이 있어서 사람들이 자꾸 틀렸다. 20년 동안 들었는데 나도 똑같이 틀렸다. (모두 웃음) 너무 웃겼다. 예전엔 낙태 집회를 하는데 찬송가를 개사해서 부르는 것이 신성모독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페미니즘과 인권과 평등의 개념을 접하다보니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이 신성모독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그래서 사람들이 개사한 노래를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유쾌했는데 부르다보니 너무 슬펐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개사한 노래를 들으며 나중에 전문직을 가지길 바라고, 육아로 경력단절 되지 않길 바랐다. ‘마귀들아 싸울지라라는 노래에서는 맨 마지막에 곧 승리하리라만 개사를 안 했다. 그 곧이 언젠지 모르겠다.

 

웅디민디: 시위에는 못 갔지만, 커뮤니티를 세 개 이상 하고 있고 트위터도 하고 있어서 정보를 많이 접했다. 인상 깊게 본 사진이 있다. ‘수정란이 세포면 암세포도 생명이냐과학적이고 참 좋았다.

 

 

 

(검은시위 포스터, ©한국여성민우회 트위터)

 

 

 

Q. 기사를 보면, 2-30대 여성뿐 아니라, 청장년층 남성, 가족단위까지 시위에 참석했다고 한다. 이 사안과 관련하여 과거에 비해 조금 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해석해도 될까?

 

밍챠챠: 가족단위 참여자가 적어서 찍힌 게 아닐까. 실제로 참여자의 대부분은 2-30대의 여성들이었다. 물론 과거에 비해선 공감대가 구축된 거 같긴 한데, 아직 갈 길이 멀다. 어떤 사람이 낙태죄 폐지 피켓을 들고 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시비를 걸었다는 사례를 봤다. 답답한 게 정말 많다. 그래도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 함께 목소리를 낸 것이기에, 바뀔 거라는 믿음이 조금은 생겼다. 사실 1차 검은 시위 때는 남성 참여를 막아라, 자궁 있는 사람들만 이야기해라, 라는 말이 있어서 논란이 됐다. 그래서 2차 시위 때는 관심 있는 사람들 모두 참여할 수 있게 돼서 좀 더 (성별, 연령대가) 다양해졌다.

 

 

까마귀: 주최 측의 성향에 따라 시위 참여자 제한을 두는 것 같다. 내가 갔던 집회는 남성의 참여를 막는 것을 반대하는 성격이었다. 노선이나 전략에 따라서 (입장이) 나뉘는 것 같다.

 

웅디민디: 여기서 논란은 성소수자의 의제와 맞물린다. 사람의 젠더는 딱 두 개만 있는 게 아니고, 트랜스젠더, 젠더리스를 포함해 굉장히 많은 젠더가 있다. 근데 아예 여자인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게. 그럼 나는 몸은 여잔데 정신이 여자가 아니면 참여 못 하는 거냐고 물을 수 있다. 안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한편 워마드에서 남성 참여에 반발을 했던 이유는 이해가 간다. 유저들은 남성이 정말 이거(낙태)에 관심이 있어서 오는 건가에 대한 의문을 느낀다. 남자가 진짜 이 문제에 대해서 관심은 있는가? 낙태 이야기에 집중하려고 (시위에) 와야 하는데, 이 시위를 정치적으로 혹은 다른 것으로(낙태와 관련 없는 사안에) 이용하려고 올 수도 있으니까. 방향이 많이 흐트러질까봐 우려를 한 것 같다. 아예 뭐 배제하자는 게 아니라 날짜를 나눠서 (시위 참여자의 성별을 나눠서) 하자는 둥 차선책이 나오더라.

 

까마귀: 방금 말씀하신 것에 공감했다. 기사를 보니까 이번 시위 참여자 중 다수였던 젊은 여성들을 전혀 조명하지 않았다. 시위 참여자에 남자도 있다, 이렇게 남성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원래는 남자를 왜 굳이 빼야하나 했는데, 기사를 보면서 여성 인권과 관련된 시위에서도 여성의 주체성이 지워지는 것을 봤다. 그들의 입장이 이해는 간다.

 

밍챠챠: 청소년 연대에서 성인들을 배제하는 이유가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들었다. 낙태 시위에서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가 간다. 하지만 표현이 조금 거칠었던 것 같다.

 

웅디민디: 낙태에 대해 그 전에 비해서 갑자기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이번 시위를 페미니즘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Q. ‘낙태에 대한 논의는 태아생명권산모의 신체 자기결정권에 대한 입장이 대립되는 구조로 흘러가고는 한다. 낙태의 불법화, 음지화, 일과 가정 양립의 어려움, 경력단절여성의 증가, 양육시설의 부족, 성교육의 부재라는 현 한국상황에 비추어보았을 때에도 이와 같은 대립각이 합리적일까? 이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말씀해주시기 바란다.

 

 

티쯔: 이 프레임은 말이 안 된다. 나는 생명은 존귀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생명을 품고 있는 사람이 산모다. (뱃속의) 생명에 대해서 논의하기 전에 산모의 건강에 대해서 논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게 없이 태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건 무의미하다. 이 법이 적용되는 대상은 문란한 여성들이 아니라 벼랑 끝에 몰린 사회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여성들이다. 도대체 이 법을 통해서 과연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가?

 

 

(절벽사회 이미지, ©21세기북스)

 

 

야매법학도 : 그 벼랑 끝에 몰린 여성들을 처벌하면서 얻는 게 뭔지?

 

밍챠챠: 몸 함부로 굴린 년을 처벌하자. (모두 웃음)

 

웅디민디: 진짜 맞는 것 같다.

 

까마귀: 나하고 안 자고 딴 놈이랑 잔년을 처벌하자. (모두 웃음)

 

웅디민디: 왜 나랑 안 만나줘? 왜 나랑 안 자 줘? (모두 웃음)

 

밍챠챠: 생명권 대 선택권 프레임은 굉장히 해롭다. 임신 중단을 결정하기 위해서 가족, 경제적 능력(양육 능력), 건강상태, 친부와의 관계 등 너무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는데, 저 프레임은 이 조건들을 다 지운다. 그러면 낙태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나? 이것은 생명의 문제다. 국가가 책임지고 보호해야 하는 생명의 문제. 또한 아이를 낳기 힘든 사회 환경 문제들이다. 그것을 관장하는 게 국가니까. 미혼모에 대한 낙인, 태어난 생명에 대한 지원, 육아 휴직, 경력 단절, 임신과 출산에 대한 올바른 교육, 또는 여성에게만 전가되는 육아의 부담, 이외에도 수많은 것들이 국가차원에서 논의가 되어야 한다. 생명권 대 선택권이 아니라. 이건 정말 버려야 한다. 태아의 생명권에 대해서는 엄청 말 하면서, 태어난 아이에 대해선 아무도 책임지고 얘기하지 않는다. 너무 웃기지 않은가? 수정이 된 순간부터 생명의 시작이라고 한다. (모두 웃음) 근데 수정된 수정란은 대부분은 착상에 실패한다. 너무 많은 수의 수정란이 착상에 실패한다. 그럼 착상 실패해서 생명을 죽인 건가? 난임 부부에게 시험관 수술할 때, 수정란 엄청 만들어서 성공한 거 제외하고 다 버린다고 알고 있다. 그럼 그 사람들은 다 극악무도한 연쇄살인마인가? 수정란이 생명이면 뱃속에 있는 태아는 왜 인구집계 안 하나? 수정란이 되기 몇초 전에는 정자와 난자다. 진짜 몇 초 전에. 근데 그건 왜 또 생명이 아닌가? (모두 웃음) 정말 이해가 안 돼서.

 

까마귀: 수정이 되는 순간 어디선가 신비로운 힘이 깃들어서, 생명이 되는 기운이~(모두 웃음)

 

밍챠챠: 한국에서는 몸 함부로 굴린 년을 처벌하자는 마인드로 낙태죄를 대한다. 근데 필리핀에는 (한국 남성 때문에) 코피노 문제가 정말 많다. 너무 웃기지 않은가? 코피노들은 생명 아닌가? 필리핀 사람이라서?

 

까마귀: 검은 시위 할 때쯤에 정부에서 (내년에 태어나는) 아기의 수를 2만 명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필리핀에 있는 코피노가 3만 명이라고 한다. 그러면 코피노를 지원하자, 한국 여성의 출산 문제도 해결이 되고, 인구 문제도 해결이 되고, 정부가 좋아하는 생명도 보호할 수 있는 거 아닌가. 기회가 되면 정부 앞에다 슬로건을 써서 걸어주고 싶었다.

 

밍챠챠: 근데 아직도 외면하고 있다. 외교부로 컨택이 들어오는데 다 무시한다.

 

웅디민디: 베트남 라이따이한들은 베트남 전쟁 때 태어난 아이들이다. 아예 마을이 있어서 그들끼리 모여 산다고, 그런데 사회에서 엄청 배척당한다고 한다. 이런 사실들은 역사책에서도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밍챠챠: 베트남에는 코피노 아빠 찾는 커뮤니티도 있다. 한국에서 아예 화제도 안 된다. 어떻게 이렇게 사회가 남성중심적으로 돌아갈까.

 

까마귀: 관련 기사가 나와도 댓글을 다는 사람의 성별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지들이 했으니까. 찔려서 절대 거기다 얘기 못 하는 거다. 자기가 가서 (성매매) 했는데.

 

야매법학도: 필리핀에는 낙태 관련법이 있나?

 

 

웅디민디: 필리핀은 굉장히 빈곤한 국가다. 아이폰을 하나 훔치면 6개월의 생계가 해결된다고 한다. 의료 서비스 시설도 잘 없고, 서비스 비용도 비싸다. 이런 경제적인 이유가 있어서 자가낙태를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사망률이 높을 것 같은데, 자세한 통계는 잘 모른다.

 

티쯔: 라오스만 해도 의료수준이 진짜 바닥이다. 산부인과 시설을 본 적이 있다. 애기 낳고 나서 의료진이 수술을 제대로 안 해놔서 자궁이 다 떡이 됐다고 하더라. 그 곳은 사람들이 의사가 되고 싶어서 되는 게 아니라, 공무원이 되고 싶어서 의사가 된다. 의사가 공무원이 되기 쉬우니까. 사명감이 없는 사람들이 의사를 하고 있다. 도립병원에 갔는데 판자촌 같이 시설이 형편없다. 만약 그런데서 낙태시술이 있다고 한다면 엄청 위험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낙태 관련해서 말하길 쉬쉬하는 분위기다. 어떻게 보면 이 기회(시위)는 좋은 기회다. 낙태 이슈를 양지화하는 게 중요한데, 그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리모와 관련해서, 외국에선 각 상황에 따른 법률 조항이 개별적으로 존재한다. 남자 정자를 가지고 오느냐 수정란을 가지고 오느냐와 같이 세세히 나눠놓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리모에 관한 법 자체가 없다. 이 시위를 통해 우리나라 수준이 드러난 것이다. 이런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런 법이 어떻게 나올까 싶기도 한데.(모두 웃음) 이 모든 이슈를 양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Q. 군부 독재시절인 6, 70년대에는 경제발전을 위한 인구 억제 정책을, 현재는 저출산문제의 대두로 출산장려 정책을 정부차원에서 펼치며 여성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있다.

 

 

 

(산아제한정책 vs 출산장려정책, ©미디어일다)

 

 

밍챠챠: 출산율과 여성을 연관지어서 생각하는 것은 여성에게는 재생산의 의무가 있다고 전제를 두는 것이다. 여성을 필요에 따라 통제할 수 있다는 상식은 여성을 도구화한다. 8-90년대 여아낙태를 정부가 묵인했다. 그래서 셋째아이 성비가 300이 넘어가는 곳도 여러 군데 있다. 나도 그 지역 중 한 곳 출신이며 다행히 둘째 아이라 낙태당하지 않고 살아남았다. 근데 지금은 출산율 낮아지니까 이제 와서 낙태 불법화하는 게 어이없다. 여자는 국가의 자궁 취급을 받고 있다. 국가 대상으로 나도 사람이에요라는 말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해봤다.

 

까마귀: 애초에 사람이라고 생각을 안 한다. 세금은 내라고 해놓고, 계속 이런 안 좋은 현상들이 유지가 된다.

 

웅디민디: 출산장려정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여성의 산후 휴가를 고려한다든지, 경력단절여성을 최대한 줄이겠다든지 아무튼 많은 정책을 내세운다. 국가적으로 단체미팅을 주선하겠다든지.

 

까마귀: 아이를 낳았을 때 실질적인 복지정책을 제대로 구비해놓지도 않고, 낳아라, 낳지 말아라, 그거야말로 비윤리적인 문제다. 지들이 뭔데 개인의 성생활이나 고귀하다는 생명의 탄생을 국가정책으로 두고 개입하는지 주제넘은 짓 같다.

 

웅디민디: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 출산장려정책을 지들 나름대론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린 이렇게 미팅도 시켜주고, 휴가도 주고, 나는 너희들에게 모든 걸 해줬는데 애를 안 낳아? 요새 젊은 여자들 이기적이라 애를 안 낳네. 결국 미혼 여성들과 애를 안 낳지 않는 여성들에게 화살이 돌아 갈까봐 걱정된다. 싱글세를 부과한다든지 이런 방식으로.

 

밍챠챠: 한국남자들이 자기 멋대로 들이대 놓고 왜 나 안 만나 주냐고 쿵쾅거리면서 한국여자는 다 김치녀, 된장녀라고 욕하는 거랑 비슷하다. (모두 웃음) 연애를 하고 말고도 개인의 선택권 아닌가? 결혼 하라고 사회적 압박을 주는 것은 개인권 침해다. 나는 연애를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건데, 너무 이상한 사람으로 몰린다. 혼자 산다고.

 

까마귀: 출산은 여성의 권리라고 방금 들었는데, 지금은 출산을 의무화 시키는 것 같다. 싱글세를 부여한다든지, 낙태를 금지하는 것이 출산을 의무화하는 것과 연결되어있다고 본다. 또한 출산을 성스러운 것으로 생각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출산이 성스러운 것이기에 그 환상이 깨진다고 분만실에 남성을 못 들어오게 한다. 남성이 출산에서 소위 말하는 애기씨를 주는 역할을 하고 빠지고. 일가정양립 정책에 대해서도 여성의 일가정양립만 이야기하고, 남성의 일가정양립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여성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문제다. 출산율을 높이고 싶으면 이 지점을 건드려야 한다. 임신과 출산을 포함한 모든 과정에 남성을 넣어보고 생각을 해야 한다. 아이의 모든 것을 여성의 전유물로 여기기 때문에 문제다.

 

밍챠챠: 결국 국가 정책 실패의 빚을 개인한테 다 전가하는 거다. 정말 파렴치하다. 출산율 감소는 국가정책실패의 결과지. 애 낳고 싶은 나라를 만들면 애 낳는다. 여성의 몸을 통제해서 강제적으로 애를 낳게 만들려고 하는 게, 사람 머리에서 나올 정책인가 싶다.

 

까마귀: 애 낳으면 뭐하냐. 나는 여자애를 낳을까봐 걱정되어서 애를 낳지 않으려는 것도 있다. 나는 정말 운이 좋았기 때문에 별다른 (성범죄) 피해 없이 자랐다. 듣기론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아동대상범죄가 정말 많았다고 한다. 특히나 여아는 범죄대상, 그것도 성범죄대상으로 쉽게 노려진다. 그런데 지금까지 내가 봐온 바로는 범죄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는 것 같지도 않고. 뱃속에서 뇌도 없고 심장도 없을 때는 고귀한 생명체를 죽이면 안 된다. 살인이다.’ 이러면서 막상 애가 태어나면 관심도 안 가진다. 몇 년 동안 그렇게 애지중지 귀하게 키운 생명이 죽임당하면, ‘어쩔 수 없는 거야. 아동이라 취약해서, 운이 안 좋아서 당한거야.’ 이딴 태도로 나오니까 어이가 없다. 생명 존중할거면 이미 태어난 아동들에게도 관심을 쏟고 더 존중해야지. 지들 편한 데서만 생명 존중찾고, 낳고 나서는 나 몰라라 하는 게 너무 어이가 없다. 그런 스탠스를 가질 거면 생명 존중한답시고 낙태 불법 외치지를 말든가.

 

웅디민디: 과거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정권에서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짓고 무조건 애가 생기면 낳게 했었다. 그런데 애를 낳고 버리는 것에 대한 제재는 없었다. 결국 루마니아의 고아원이 다 포화상태가 되고,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나 인신매매가 극성했다고 들었다.

 

밍챠챠: 그 시기 동안 사망하는 산모의 비율이 800퍼센트나 증가했다고 들었다. (모두 경악)

 

야매법학도: 산모는 사람도 아니야?

 

밍챠챠: 생명은 중요하다고 하는데, 거기에 산모의 생명에 대한 고려는 없다. 차우셰스쿠 정권이 무너지고 낙태금지법이 철폐되고 나서 바로 다음해 산모 사망률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들었다.

 

 

 

Q. 형법 제269조는 이미 낙태에 관해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고, 모자보건법 제14조는 이에 대한 예외적 규정이다. 이마저도 배우자의 동의를 받는 경우, ‘임신 24주 이하에 한한다. 법조항을 보면, 처벌대상자에는 임신을 한 부녀, 즉 당사자만 해당이 된다. 공동책임자인 남성에게는 책임을 묻지도, 그는 처벌대상에도 해당되지 않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형법 제269조 (낙태) 

 

모자보건법 제14조

(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

 

 

의사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된 경우에만 본인과 배우자(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동의를 받아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할 수 있다.

 

1. 본인이나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2. 본인이나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3.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하여 임신된 경우

4.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간에 임신된 경우

5.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1항의 경우에 배우자의 사망, 실종, 행방불명, 그 밖에 부득이한 사유로 동의를 받을 수 없으면 본인의 동의만으로 그 수술을 할 수 있다.

 

 

 

1항의 경우 본인이나 배우자가 심신장애로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때에는 그 친권자나 후견인의 동의로, 친권자나 후견인이 없을 때에는 부양의무자의 동의로 각각 그 동의를 갈음할 수 있다. [전문개정 2009.1.7.]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어 낙태하게 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개정1995.12.29.>

 

 

2항의 죄를 범하여 부녀를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웅디민디: 남성만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낙태를 생각하는 여성에게는 원하던 관계에 의해서든 원하지 않았던 관계에 의해서든 임신 자체가 짐이고 일종의 형벌이 아닌가. 이미 너무 많은 책임이 여성에게만 지워져있는 상태다. 처벌을 해야 한다면 남성한테 그 책임을 무는 것이 무게중심이 맞지 않을까 싶다.

 

밍챠챠: 여성들만 처벌 대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을 보고 여자는 죄다 성모 마리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 혼자 임신한 거 아닌데. 심지어 법 이름도 모자보건법이다. 애비가 없다. (모두 웃음) 회담을 준비하면서 많은 자료들을 읽었는데 너무나 와 닿는 글귀가 있었다. “'낙태죄'는 현재의 삶을 책임지지 않는 국가가 생명에 대한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해버리는 가장 쉬운 수단이다. 이는 여성의 성적 권리를 통제하기 위한 가부장, 남성 중심 사회가 공모한 결과다.” 이러니까 처벌법 조항에서 남자가 빠질 수밖에 없지. 여자 혼자 임신하는 거 아니지 않은가. (낙태시술)의료인도 처벌하는 마당에 남자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 도대체 왜? 똑같은 상황에서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은 남성과는 달리) 여성은 몸 함부로 굴린 년취급을 받고, 온갖 삿대질과 욕설에 시달린다. 심지어 임신까지 한 상태다. 모든 책임은 여자가 지고 있는 상태인 거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덴마크 같은 경우에는 싸질러 놓고 튀는 놈을 처벌한다고 한다. 아이 아빠로 지목된 사람은 반드시’ DNA 검사를 받아야 하고, 생부로 판명 날 경우에는 매달 한화 기준으로 60만 원 정도의 금액을 엄마와 아이에게 지원해줘야 한다. ‘생부가 양육비를 안 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할 텐데 아니다. 양육비를 지원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엄마에게 양육비를 지원하고 생부의 소득에서 원천징수해버린다고 한다. 만약 외국으로 도망가면, 덴마크에 입국하자마자 환수조치를 한다고 한다. 이것도 완벽하진 않다. 돈만 가지고 임신과 출산, 육아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 않냐. 법은 최소한의 장치이고, 양육비는 최소한의 책임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까마귀: 인간을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문제인 거 같다. 뇌가 없는 상태의 태아는 지각을 못하는데 과연 이 상태를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지, 낙태를 살인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낙태는 살인이다라고 주입되어져왔는데, 사실 그 바탕에는 논리가 없었다.

 

밍챠챠: 남성이 동의해야만 낙태죄 처벌대상에서 벗어난다는 게 제일 화가 난다. 임신에 일조했으면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남성이 동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간피해로 임신해서 애를 지우고 싶어도, 보호자인 어머니가 동의를 해도 낙태를 할 수 없다. 남성이, 없다면 강간범이 동의를 해야만 내가 처벌받지 않고, 낙태를 시술한 의료인이 처벌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이 예외사항 제대로 지켜지지도 않는 것 같다. 강간범의 아이를 낙태하려고 하면 병원에서 강간피해를 입증할 고소장을 가져오라고 하고 미뤄지다가 결국 강간범의 아이를 낳을 수밖에 없었던 경우가 상당하다고 들었다. 예외사항이 제대로 안 지켜지고 있다는 증거다. (명확하게 강간임을 인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는) 여성이 강간피해를 인지하고, 임신사실을 깨닫게 되고 결국 내가 강간 피해자라는 것을 밝히는 것은 정말 큰 부담이지 않은가. 이러한 부담을 감수하면서 고소를 결심하고 변호사를 선임해서 증거를 수집하고 서류를 준비해서 고소장을 제출하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는 동안 아이는 계속 자라나고. 이 모든 책임은 피해자 여성이 지게 된다. 이 조항, 가해자를 위한 법 같다. 너무나 화가 난다.

 

까마귀: 여성이 낙태를 할 때 배우자나 (아이) 친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어찌 보면 정상가족이데올로기에서 비롯된 것 같다. 페미니즘 공부하면서 항상 느끼는 건데 성소수자 이슈나 (가부장적) 가족문화와도 많이 엮여있는 것 같다.

 

 

 

<회담후기>

 

 

까마귀: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정보들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 모두 낙태처벌죄가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그러한 결론에 다다르게 된 데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 않나. 혼자만 생각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분들과 얘기를 하며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머리가 너무 아픈데, 그만큼 이 시간을 통해서 얻은 게 많다. 값진 경험이었다.

 

웅디민디: 역시 여자들이 똑똑하다. (모두 웃음)

 

밍챠챠: 워낙 관심 있는 분야라 회담 제의가 들어왔을 때 신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제대로 얘기하지 못할까봐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는 회담 분위기도 좋고, 정말 재밌었다. 특히, 나의 경우는 무교이기 때문에 종교적인 부분과 연결 지어서 생각해볼 일이 없었는데 새로운 시각을 접하게 되어서 재밌었다. 우린 더 예민하고 더 불편해져야 한다. 여자가 짱이다. (모두 박수)

 

티쯔: 스케줄이 너무 빡빡해서 사실 자료조사를 제대로 못했는데, 그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오늘 회담에 참여하게 되면서 배운 게 정말 많았다. 앞으로 계속 관심을 갖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대학생활을 하면서 무언가에 대해 깊게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는 장이 적어서 항상 아쉬웠다. 이번 기회를 통해 그런 갈급함이 조금 채워지는 것 같아 정말 좋았다. 끊임없이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퀴어 페미니스트, 이하제


최존

 


  “여자애가 단정치 못하게 그게 뭐니?”

  “얘가 말하는 것 좀 봐? 그게 여자애 입에서 나올 소리야?”

  “, 넌 축구 빠져. 여자잖아.”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날이 가면 갈수록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사람들이 억압과 제재를 가하는 일이 잦아졌다.

 

  ‘내가 무얼 잘못한 것일까?’

 

  천성이 순종적이고 체제-순응적이었기에 고민은 나날이 깊어졌다. ‘여자에 관한 책을 읽으면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권장도서목록의 여자혹은 여성이 들어간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 책들이 딱히 내 고민을 해결해준 것은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더러는 여성혐오 범벅이기도 했으니까.

  그러나 아주 쓸모없는 노력은 아니었다. 나의 독서는 자연스레 페미니즘에 발들일 수 있도록 해주었고, 그제야 답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단찮은 이유가 없었다. 그동안 내가 겪었던 차별, 혐오, 멸시, 평가는 내가 갖고 태어난 보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상반된 두 감정이 휘몰아쳤다. 이 모든 게 내 개인의 잘못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안도감, 그리고 서러움이었다. 내가 보지를 갖고 태어난 것은 내 의지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나는 차별받아야 했다.

  남은 감정은 분노였다. 혼자 겪고 배운 페미니즘이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연대할 동료 페미니스트도 없었기에 더욱 정제되지 않은 분노를 표출했다. 아무리 내가 분노하고 싸워도 상황이 나아지진 않았다. 좌절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또래 친구들과 나를 분리하기도 했다. 친구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보고 잇다는 우월감이라도 두르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았다.

 

 

 

  이전까지는 내가 퀴어라는 것과 페미니스트인 것은 별개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스스로를 논바이너리[각주:1] 트랜스젠더(Non-binary Transgender)라도 정체화한 이후, 여성학과 퀴어 이론의 교차점을 알게 되었다.

  나 자신을 퀴어-페미니스트라고 정의한 이후 여러 가지가 변했다. 이를테면 퀴어 뿐만 아니라 가난과 장애, 아동-청소년, 외국인이나 이주노동자 등 다른 소수자성이나 소수자성 간의 교차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소수자성을 생각한다는 것은 좀 더 깊은 층위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어느 분야에서나 비소수자성을 가진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이 가진 권력에 무지하고, 혹 알지라도 쉽게 간과하고는 한다. 페미니즘 진영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같은 퀴어-페미니스트들, 소수자성을 가진 페미니스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기존의 시스젠더[각주:2] 헤테로 알로섹슈얼[각주:3] 페미니즘을 할 때 배제되었던 여성들을 페미니즘으로 끌어들일 수 있고, 페미니즘을 보다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메갈리아 탄생 이후 페미니즘 논의는 일상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퀴어, 그리고 퀴어-페미니즘에 관련해서는 지지부진하다. 20대 이하의 젊은 세대의 인식이 기성세대보다야 낫다고 하지만 아직 멀었다.

  앞으로 전공을 살려 여성과 퀴어를 대상으로 한 심리학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 심리학 역시 굉장히 남성중심적인 학문이라, 프로이트의 연구를 비롯한 초기의 많은 실험에서 여성은 실험대상으로 고려되지 않았다. 그러나 페미니즘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여성 역시 피실험자가 되고, 관련 논문이 많이 나오게 되었다. 나 역시 퀴어-여성(혹은 여성으로 패싱[각주:4]되거나 지정성별이 여성인 사람)에 대해서 연구하고 싶다. 지금까지 가시화되지 않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정체성에 대해 연구하고 논문을 쓰고 싶다.


  흔히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한다. 그렇지만 내 이름 석자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보다도 내가 연구한 분야가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매김하고, 내가 세상에 왔다간 흔적을 남기고 싶다. 그것이 나, 퀴어-페미니스트 이하제의 지향이다.

 

 

 

이 글은 이하제님의 사연을 바탕으로 구성됐습니다. 이야기를 공유해주신 이하제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 여성과 남성 이분법에 해당되지 않는 모든 젠더 정체성을 말한다. <출처: 젠더 Wikia> [본문으로]
  2. 성별 정체성과 지정 성별이 일치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본문으로]
  3. 유성애자. 성욕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적행위에 대한 끌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성욕 유무와 상관없이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는 무성애자(Asexual)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출처: 에이로그 ALOG 네이버 블로그> [본문으로]
  4. 어떤 사람의 외적 모습이 사회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성 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을 말한다. <출처: 한국 위키피디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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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사정상 월간여기 4호는 17일이 아닌 24일에 발행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께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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