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나나

제2호 「P. K. 35

 

(출처 : 아마존프랑스)

레몽 장(1925-2012)은 단편집 벨라. B의 환상으로 공쿠르 상을 수상한 프랑스 작가이자 교수입니다. 우리는 벨라. B의 환상을 총 3호에 걸쳐서 살펴 볼 계획인데요. 오늘은 두 번째 단편, P. K. 35입니다.

 

이 책이 한국에서 출간되던 즈음, 레몽 장은 엉뚱한 착상을 한다거나 신선한 자극을 안겨주는 작가로 평이 나있었습니다. 옮긴이의 말을 잠시 살펴볼까요? “우리 주변에서는 논리성을 저버린 일들이 너무나 자주 일어난다. 다만 우리들이 이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뿐이다.” 맞아요. 이 이야기는 논리성을 저버린 이야기에요. 그렇다고 그 논리성이라는 것이 논리적이라고도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엉뚱하고 신선하다고도 하는데요, 글쎄요, 무엇이 엉뚱한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우리는 일단 레몽이 보여주는 대로 폴의 증언을 먼저 들어볼거에요.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나지만, 우리는 이 이야기를 폴이 아닌 경찰의 관점에서 다시 보도록 해요. 

 

 

 

<P. K. 35>

 

이 일은 “35km 지점에서 일어났습니다. 그곳에서 희생자H. 는 히치하이크를 하는 두 여자를 발견합니다. 조금은 수상했지만, 이내 편협한 생각이었다며 마음을 고쳐먹습니다. 그 여자들은 아름다웠거든요. 그녀들을 태워야겠습니다.

 

하지만 그녀들은 감사하다고도,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목적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서요. 그저 이름이 데지, 그리고 메이라는 것만 밝히고는 담배만 피워댔습니다. 이 여자들, “예의도 없었고 순수하지도 않았습니다. 폴은 짜증이 났지만, 두 여자의 몸매가 잘빠졌기에 그래도 참아봅니다. 그는 운전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두 여성들의 몸에 시선이 가 있는데요. 앞으로 자신에게 닥칠 일은 생각지도 못한 채 도톰한 입술과 풍만하고 탱탱한 가슴만 슬쩍슬쩍 곁눈질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때, 메이가 그의 척추에 권총을 갖다 댑니다. “바로 그거야, 허튼수작 하지 마, 네 등에는 VW27구경 권총이 노리고 있어.” 그녀들은 차를 인적이 드문 작은 숲속으로 끌고 가, 폴에게 잠시 차에서 내려 풀밭에 누워 있으라고 요구합니다. 그는 용감하게도 지금의 이 우스꽝스러운 짓거리가 대체 무얼 하자는 것이며 언제까지 계속 될 것인지 알고 싶다고 대꾸를 하지만, 메이가 총알 한 발을 주저없이 그의 주변에 쏘아버리자 곧장 바닥에 누워 버립니다. 하지만 뒤이어 그의 두 손도 목 뒤로 놓으라고 또 명령을 하다니, 이거 아주 기분이 상해서 몸이 움직이질 않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그의 귀 바로 옆에 총알이 박힙니다. 공포에 질린 그는 그녀들의 말에 조용히 고분고분 따르기로 결심하지요.

 

(출처 : 유튜브)

 

그녀들은 그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인지, 갑자기 옷이 싫증이 난다며 갖고 있던 다른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합니다. 가슴을 다 드러내기까지 하는데, 그는 포로인 주제에 그녀들의 모습을 보며 조금은 얼이 빠지고, 아름답다고 생각하기까지 하지요. 옷을 다 갈아입은 두 강도들은 이제 그의 옷까지 벗깁니다. 그의 티셔츠 뿐 아니라, 바지 주머니 안에 있는 모든 잡다한 물건들까지 다 빼내어 그의 차를 타고 사라져버립니다.

 

(출처 : 유튜브)

 

그는 강도들이 남겨준 바지와 구두, 담배 두 개비를 챙겨 도로로 나옵니다. 그리고는 어딘가에 있을 긴급 전화박스를 찾아 헤매는데요. 그러나 겨우 찾은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가 여자 목소리네요. 여자 경찰이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그에게 다시 짜증이 치밀게 만든 모양입니다. 어쨌든 그는 경찰의 도움이 필요했고, 경찰 초소는 여기서 그리 멀지 않다고 하니, 힘없는 발걸음을 질질 끌고 갑니다.

 

그가 초소에서 만난 경찰은 운동선수같이 건장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아름다웠고 가슴도 엄청나게 커보였다고 합니다. 또 꼭 끼는 치마를 입은 탓에 그녀가 다리를 꼬려고 움직일 때마다 허벅지가 거리낌없이 드러나기도 하는데요. 폴이 보기에 그녀에겐 분명 도발적인 구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이 여자에게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설명하자니, 비웃음을 면할 수는 없을 것 같아 쉽게 말이 나오지가 않습니다. 정말 이 여자에게 남자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굴욕적인 사건을 털어놓는 것이 최선이란 말인가? 이런 외딴 초소에 위험하게 여자 혼자 있을 리가 없을 것 같기도 한데요. 잠깐, 옆방에서 타자기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 아니네요. 그저 폴의 환상이었어요.

 

(출처 : 유튜브)

 

폴이 말 한마디를 꺼내지 못하고 한참을 망설이자, 경찰이 폴에게 몇 마디 말을 건네며 어르자 그는 조금씩 사건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특히 무기들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았지만, 그는 그저 대구경의 권총 한 자루밖에 말해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녀는 계속 웃음을 짓고 있는데요. 이 웃음이 그에게는 아주 거슬렸다고 합니다. ‘나를 미치광이로 보는 걸까?’ 그녀는 계속해서 폴에게 세부적인 사항들을 물어보았지만, 그녀는 아무런 질문도, 대답도 하지 않으며 그가 말하는 것에 귀만 기울이며 미소를 띠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 점이 폴에게는 너무 이상했다고 합니다. 확실히 그녀는 그를 횡설수설 지껄이는 정신병자로 생각하여 그의 말을 재미있게 듣고있음에 틀림없었습니다.

 

그는 떠나고 싶었습니다. 그가 몸을 일으켰지만 그녀가 입에 담배를 물고, 위압적인 말투로 이야기를 계속 하라고 했습니다. 그는 하는 수없이 다시 앉아서 설명을 이어갔지만, 이내 다시 일어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여자경찰에게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을 이처럼 털어놓아야만 한다는 것이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자신의 말을 믿어주는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앉으라고 지시했고, 그는 다시 한 번 순순히 그녀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편 그녀는 그의 앞에서, 마치 말을 타는 것처럼 의자에 걸터앉아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에게는 상당히 자연스러운 태도였겠지만, 그래도 그가 보는 앞에서 의자 위에 이렇게 말 탄 자세로 걸터앉아있다니요? 그녀는 전혀 부끄러운 줄 모르고허벅지와 가슴이 두드러져 보이는 채로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외설스럽고 지나치리만큼 난잡스러워그는 공포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안되겠습니다. 빨리 여기서 벗어나야겠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그는 냅다 달렸습니다. 그녀가 그를 잡을 수 없게 한참을 힘껏 뛰었습니다. 결국 그는 며칠을 헤매고 나서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폴이 말해준 이야기의 전부인데요. “그렇지만 그것이 사실이었을까?”

 

 

 

<기묘한 지점 P. K. 35>

 

결국 오늘도 좆뱀이었습니다. P. K. 35, 이 지점은 상당히 기묘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떠도는 두 명의 강도단이 있다는 소문은 이미 파다한데요. 종종 그녀들에게 당했다는 남자들이 근처의 전화박스로 저에게 전화를 걸어옵니다. 참 이상한 점은, 그들이 늘 같은 태도를 보인다는 겁니다. 오늘도 그곳에서 저에게 전화가 한 통 왔습니다. 또 어떤 남자였는데요.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제가 있는 경찰초소로 오는 길을 물었습니다. 20분이 지났을까, 그의 눈동자는 이미 빛을 잃었고, 힘없는 발걸음으로 겨우 이 곳에 다다른 것 같았습니다. 그는 지금 모든 것을 약탈당했고, 바지와 구두 외에는 입은 것이 없었습니다. 그의 몸은 창백했고, 두 팔은 유행에 맞게 단련되어 있었습니다. 유륜은 옅었고, 작게 동그란 모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낮게 튀어나온 유두 또한 아주 옅은 갈색이었고, 털 하나 없었습니다. 자연산 같은데요. 아주 행운이지요. 저런 가슴은 모든 남자가 원하는, 몇몇은 수술까지 감행하는 그런 모양입니다. 저렇게 예쁜 몸을 하고, 도대체 무슨 일을 벌이고 돌아다니는 걸까요.

 

그런데 이 남자, 한참이 지나도 아무 말도 못하고 머뭇대기만 합니다. 무언가 말을 하려다 포기하기를 반복한 게 몇 번인지 몰라요. 한 마디도 완성할 줄을 모르기에 제가 잘 어르고 달래보았죠. 그러나 그가 우연히 제 가슴을 보더니 잔뜩 겁을 먹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마치 그와 같은 사람, 즉 같은 성을 가진 경찰을 찾는 듯 싶었습니다. 하지만 무능한 남경이 이런 외딴 초소에 있을 리는 만무하지요. 폴이 이해는 가지만, 본인의 망상으로 성별을 이유로 들어 저를 거부한다면 그것은 역차별로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출처 : 유튜브)

 

다행히 이 상처받은 남자에게 훈계를 둘 일은 없었습니다. 초소에 있는 경찰은 저 하나뿐이거든요. 저는 끝까지 친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에게 겁먹은, 특히 여자들에게 약탈까지 당한 직후의 남성을 대하는 법은 확실하니까요. 그를 안심시켜주고, 여자를 대할 때보다 더욱 부드럽고 온화하게 다루어야 하는 법이지요. 그러나 저의 이런 친절이 그의 신경을 더욱 자극한 듯 보였습니다. 그는 주로 제 시선을 피해 눈을 내리깔았지만, 그러다가 제 가슴이나 허벅지가 보이면 깜짝 놀란 새끼 토끼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들썩거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보통 경찰이 아닙니다. 이런 낯선 곳에 있다 보면 어떤 상황에도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는 법입니다. 저는 그를 안심시키고, 말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반라로 이곳을 찾은 남자가 당한 일은 뻔했으니까요. 그는 평생 이 사실을 가능한 한 숨기며 수치스러운 상처로 안고 살아갈 것입니다. 저는 그 남자를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옅은 미소를 잃지 않고, 다그치지도 않으며 가만히 있었죠. 마치 섬세한 작은 토끼를 다루는 것 처럼요. 이제 그에게는 그 수치스러운 사실을 저에게 말하는 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제게 하나 둘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길을 떠도는 두 여성을 순순히 차에 태웠다고 합니다. 세상 어느 곳에서 남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여성 두 명을 차에 태운답니까? 남자가 짧은 옷을 입고 여자를 자기 차에 들인다면 결말은 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명백합니다. 이건 그냥 좆뱀질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정말 순수하게 여자들에게 어떤 호의나 인정이라도 기대했다는 말인가요? 요즘 남자들은 약아 빠져서 여자들의 넘치는 성욕을 이용하지요. 제가 의심의 눈빛을 보내자 그는 갑자기 발끈하여, 그도 처음에는 그 사람들을 의심했었노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태웠단 말인가요? 믿을 수는 없었지만 저는 그에게 다그치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 이 어린 남자가 말을 꾸며댈까 염려스러워 가만히 있었습니다. 폴은 방금 그 말은 자신이 생각해도 이상했던지, 갑자기 그녀들이 아름다웠었다고 둘러댑니다. 거리에서 모르는 두 여성을, 그저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차에 태우는 남자가 어디에 있습니까. 더군다나 그는 혼자였고, 그 흔한 호신용 도구조차 하나 없었습니다. 여러분도 그렇듯 저 또한 그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의문스러운 점은 바로 이 점입니다. 그 강도들이 그의 옷을 다 벗겼는데, 그는 별 다른 일을 당하지 않고 바지를 돌려받아 왔다는 것입니다. 보통 이런 사건의 경우에는 남자들은, 정말 괘씸한 일이지만, 욕을 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단연코 이런 경우는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몹쓸 여자들이 불쌍한 희생자 한 명을 제압하고 옷을 벗겼는데, 그에게서 돈과 차만 빼앗아갔다니. 오늘날의 못된 여성들 중에도 그런 예의는 갖출 줄 아는, 숙녀 중의 숙녀가 존재했던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저는 폴이 남자로서의 존엄성은 지키면서, 어떤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보상을 원하고 있다고 밖에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여러분들이 그의 섬세한 목선과 흥분하여 붉어졌지만 여전히 투명한 피부, 미성년같은 외모, 작지만 꼿꼿하게 선 젖꼭지를 보았다면요. 이 한 번도 더럽혀지지 않은 듯한 그의 몸을 보았다면 그 숙녀분들이 그냥 두고 갔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불쌍한 폴은 계속 말했습니다. “대구경의 권총으로 위협을 당했다고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자꾸 저를 힐끔 쳐다보며 제 눈치를 살핍니다. 제가 이 남자의 말을 믿기가 어려웠던 데에 한 몫 한 것은 바로 이런 태도 때문입니다. 그는 시종일관 사건의 요소를 하나하나 말할 때마다 저의 눈치를 살폈습니다. 제가 믿는지, 안 믿는지를 확인하려는 게 틀림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 도둑들에 대해 말할 때에는 매우 흥분하며 아름다웠다고 하며 바르르 떠는 것이, 확실히 제 정신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작고 연약한 폴은 아마 당분간의 치료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 세상 경험이 적은 젊은 청년들을 능숙히 다루는 정신분석의를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두려움, 여성에 대한 어린 남자들의 두려움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고, 완치 사례도 금방 찾아볼 수 있습니다. 폴도 그 중 하나였던 것입니다.

 

저는 점점 헛소리를 하는 이 남자가 짜증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려보이는 얼굴과 젖꼭지가 꽤 귀여워 보이기는 했지만요. 우리 여자들은 그렇게 예쁜 외모를 하고 있더라도 성가시게 일을 방해하는 남자라면 단호히 혼낼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도 눈치를 챈 듯 뾰로통해져 자신은 그냥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합니다. 조금은 당돌하기까지 한 이 남자를 잘만 구슬리면, P. K. 35의 비밀, 즉 요즘의 젊은 남자들의 비밀을 어느 정도 파악하여 그들의 치료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그를 다시 앉혔습니다. 저는 인내를 갖고 그에게서 몇 가지 진실을 끌어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늘어놓는 사건의 전말은 단편적으로 끊기거나 중단되고는 했으며,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마침내 점점 참을 수 없는 지경으로 이르러 소리치기 직전까지 화가 치밀자, 눈치 빠른 폴은 갑자기 말을 멈추고 저를 살피더니, 움찔거렸습니다. 이 남자도 도망가려는 모양이군요. 저는 기진맥진해져 더 이상 그의 일에 관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모르는 척 미소를 짓자, 폴은 있는 힘껏 자리를 박차 그 지점의 반대쪽으로 달려갔습니다.

 

P. K. 35, 이 지점은 참 기묘합니다. 젊은 총각들이 말을 지어대지만, 그들에겐 어떤 일관된 태도가 있습니다. 과연 실화일까요? 

 

(출처 : 유튜브)

 

 

 

<미러링에 대한 말말말>

 

메갈리안들이 하고 있는 미러링 스피치는 과거의 혐오발언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언급'하고 있는 것에 해당된다. 혐오발언의 사용일 뿐 아니라 과거의 여성 혐오발언들을 언급하고 보여주고 전시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미러링 스피치에는 언어의 언급과 전시(display)의 측면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혐오발언에 대한 언급의 측면이 존재하는 한, 메갈리안들의 혐오발언에 대한 '언급'을 일베를 비롯한 여성혐오 발언의 직접적인 '사용'과 혼동하는 것은 "사용과 언급을 혼동하는 오류"에 해당된다. 예를 들자면, "개새끼는 욕입니다"라고 말한 것을 가지고 "똑같이 개새끼라고 욕했군요"라고 하는 격이랄까. 따라서 이 주장은 메갈리아의 미러링이 언급의 측면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무시하고 있다.

-유민석

 

한국 남성의 여성 지배와 성차별적 행태 전체가 이른바 미러링에 의해 효과적으로 고발되었다. ‘씹치남같은 단어는 그야말로 도발적이면서 신선하게 한국 남자의 섹슈얼리티와 콤플렉스를 적확히 치고 들어간 강렬한 풍자고 비판이었다.

-천정환

 

페미니즘은 어떠해야 한다, 페미니스트는 어떠해야 한다와 같은 잣대를 만들어놓고 그녀들에게 도덕적 순수성과 논리적 완결성을 요구하는 일이야말로 버틀러가 말한 '윤리적 폭력'과 다름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현재

 

 

 

<참고문헌>

 

레몽 장, 이인철 옮김, 오페라 택시』, 세계사, 1998.

이현재, 여성혐오 그 후, 우리가 만난 비체들, 들녘, 2016.

유민석, 혐오발언에 기생하기 : 메갈리아의 반란적인 발화, /성이론, Vol.33, pp.126-152, 2015.

천정환, 강남역 살인사건부터 메갈리아논쟁까지, 역사비평, Vol.116, pp.353-381, 2016.

위키페디아 프랑스, https://fr.wikipedia.org/wiki/Raymond_Jean

 

 




나나

“사내아이를 낳아야 했어, 그래야 그럭저럭 살아 나가기 쉽고, 이 파리에서 수많은 위험을 겪지 않아도 될 테니까 말이야.”

내가 태어난 날 우리 엄마가 나를 보고 되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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