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누군가 여성에게 양육의 책임을 묻는다면 고개를 들어 허수애비를 보게 하라. 

by.한의 민족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생각했다이번 원고의 주제는 가정에 대해서더욱 정확히 말하자면 안정적인 가정을 뒷받침하고 있는 '가장 이데올로기'에 대하여 알아볼 예정이다밖에 나가 일을 하고 돈을 벌어오는 가장인 아버지자상하고 헌신적인 어머니그 슬하의 자식들의 모습은 근대 들어와서 선호하는 가족상이었다그리고 사회적으로 선호되는 가족의 모습은 곧 전형적인 가정의 모습이 되었다그러나 현대의 한국에서는 '전형적인가정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 속에서 오르지 않는 것은 내 월급뿐인 현대 사회에서 남성 혼자 한 가정을 부양하기란 역부족이기 때문이다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것은 그 때문이다이제 '전형적인가족 모델은 실재하는 가정을 유지하는데 힘이 부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아버지-남성-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은 가장이라는 위치를 놓지 않으려는 남성들의 발버둥이 있기 때문일 것이며가장이라는 위치를 점유함에 따라 남성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남성은 그를 제외한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이기 때문에일을 해야 하는 정당성을 얻고 경제력을 얻는다남성이 사회적 특권층을 유지하고 그 특권을 누리기 위해 스스로에게 부담지운 짐 그 두 번째는 바로 가부장제-가장의 역할이다. 가장 이데올로기와 자본주의가 경합한 사회에서 여성은 어느 위치에 놓여 있는가? 그들은 가부장제 속에서 현모 되기와 자본주의 속에서 노동자 되기를 만족시켜야 한다. 그 두 가지 위치는 서로 대립되기 때문에, 여성은 언제나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길 요구받는 동시에 둘 중 하나-주로 현모-를 선택하길 강요받는다. 사회는 상황에 따라 여성이 현모양처가 되거나 노동자가 되거나, 혹은 둘 다 되기를 바란다. 여성은 이중의 억압 상황에 놓인다.

 

 




착한 엄마들한테 ‘맘충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일부 몰상식한 아줌마들한테 하는 거잖아나도 어머니가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알고 존경해.

a) ‘맘충이라는 단어는 개인의 행위에의 정당한 비판을 넘어 만만한 유자녀 여성을 괴롭히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야.

b) ‘맘충이라는 단어는 존재만으로 유자녀 여성이 스스로 검열하게 하고 그들을 사회로부터 배제시켜.

c) ‘맘충이라는 단어를 쓰지 마.

 


위대한 어머니 ~MOTHER NATURE~를 숭배하라!

 

'맘충'은 인터넷에서 활동을 하는 주부 회원이 자기 자식의 이름이나 사는 지역의 뒤에 엄마를 뜻하는 호칭 맘(mom)을 붙여 본인을 지칭하던 것에 벌레를 뜻하는 충()이 붙어 만들어진 인터넷 신조어이다맘충이라는 단어는 2015년 중반쯤 인터넷 방송에서 지나치게 간섭을 하는 주부 회원들에 대한 반발로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비하의 뜻으로 만들어졌으며현재는 다양한 sns를 비롯하여 일상의 대화에서도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다.

 

모든 어머니가 아니라 일부 몰상식한 아줌마를 욕하는 것이다.” ‘맘충’ 사용을 지적하면 항상 나오는 말이다그러나 ‘개념있는 엄마 ‘맘충과의 거리는 ‘개념녀 ‘김치녀만큼이나 가깝다. ‘개념녀 ‘김치녀로 변하는 것처럼, ‘개념있는 엄마는 언제든지 ‘맘충이 될 수 있다. ‘맘충이라는 단어는 유자녀 여성을 구분한다그리고 맘충이 되지 않기를 요구하며그렇게 된다면 사회적인 심판이 가해진다. ‘개념녀’-‘김치녀의 구도가 그러했듯개념있는 어머니에 대한 숭배는 그렇지 못한 여성-‘맘충’-을 비난하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맘충이라는 단어는 여성을특히 아이를 데리고 있는 여성을 억압하고 통제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오늘도 ‘맘충이라는 유령을 네티즌들은 인터넷 상에 구현해 물어뜯는다.


소위 진상을 부리는 중년 남성을 지칭하는 표현 중 ‘맘충만큼 널리 쓰이는 것이 있는가맘충은 사회적 약자인 유자녀 여성을 괴롭히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이다언어는 철저히 소수자를 억압하고 배제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맘충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여성은 벌레로 치환되고 박멸해야 할 대상이 된다. ‘맘충에 따라 나오는 표현인 '정의 구현'은 사회적으로 ‘맘충’ 서사가 어떻게 이용되는지 보여준다그들은 사이다 서사의 소재가 된다. ‘맘충의 혐의를 지닌 여성들을 정의 구현을 위해 감시하고적발하여처벌하는 것이 마땅히 옳은 일이 된다사람들은 본인 스스로를 성찰하기보다공적 장소에 나온 유자녀 여성을 감시하며 도덕적 우월감을 느낀다. ‘맘충이라는 단어의 존재는 짜증나는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있었던 일상적인 경험들을 범주화한다모든 유자녀 여성은 ‘맘충이라는 단어 앞에서 모두가 ‘잠재적 맘충이 되어 감시당한다그들은 스스로를 검열하고, 위축되고아이들이 조금만 소리를 내도 혼내고결국엔 가정으로 도망치듯 쫓겨난다.

 

 




애들은 시끄럽지, 엄마들은 진상이지. 노키즈존찬성해.

a) 모든 유자녀여성과 아이들이 진상이라는 건 게으르고 차별적인 생각이야.

b) 아이들은 사회화 교육을 통해 사회구성원이 되는 방법을 배워. 그건 사회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노키즈존은 정반대로 그들을 배제하고 있잖아.

c) 너는 애였을 때 안 시끄러웠는 줄 알아? 그것도 못 참니? 너 진짜 배려심 없다.




아이들은 어느 공장에 들어가서 뚝딱 성인이 되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오늘 방문한 가게를 떠올려보자그리고 그 가게 안에 유아용 시설이 있었는지 떠올려보자아마 거의 없었을 것이다한국엔 유아 보육을 위한 설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기저귀를 갈 수 있는 보육 시설이 갖춰져 있는 곳이 있던가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세워 둘 공간은 넉넉한가유아용 식사 메뉴가 존재하는가한국은 비장애인 성인 -남성모델만이 시민으로 상정된다사회는 그 모델을 기준으로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그 외의 모델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수고로움과 비용이 든다. 그리고 대부분은 그 수고로움을 피하려한다. 소수자는, 약자는 무시하고 없는 셈 치면 편하다. 그들은 힘이 없기 때문에 나에게 대들지 못 한다. 돌아오는 피해는 미미하다. 이것이 절대다수의 생각이 되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적극적으로 일어난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편의를 위하는 척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그 사회에서 소수자를 배제시킨다. 유아를 위한 시설과 서비스가 부족한 것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그들을 거부하는 노키즈존은 한국의 소수자 혐오가 얼마나 당당하게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부끄러운 현상이다.

 

아이들은 어느 공장에 들어가서 뚝딱 성인이 되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아직 미성숙하고 경험이 부족한 아동은 사회화 과정을 통해 사회 구성원이 되는 법을 배운다아동의 사회화 과정은 수없이 많은 경험의 반복을 통해 이루어진다이는 양육자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아이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의 배려와, 그들을 위한 시설·제도적 지원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배려와 협조가 필요하다사회 구성원들은 아이가 충분히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인내하고 기다려줘야 한다그러나 육아와 사회화 교육의 책임은 모두 어머니에게 전가된다아이의 사회화 과정을 위해 사회로 나온 유자녀 여성은 ‘맘충이라는 단어로 매도된다. 이들은 언어적 폭력을 넘어서 노키즈존이라는 실재의 차별을 받는다. ‘모든 유아와 함께한 여성들’=‘진상이라는 게으른 생각이 노키즈존의 기저에 깔려있다. 사실 진정한 문제는 유아와 함께한 여성들이 아닌 미성숙한 유아를 배려하지 못하는 사회구성원들의 이기심이다. ‘맘충이라는 걸쇠와 노키즈존이라는 자물쇠가 유자녀 여성을 ‘여성이 있어야 할 곳에 격리시킨다그렇게 완성된 상태의 인간으로만 구성된 사회가 만들어진다그 사회에 아이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차별이 당연해진 사회에서는 키즈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것들이 배제될 것이다. 다양성이 없는 사회는 누군가 차별받고 억압당하는 사회이다. 누군가의 불편을 무시해도 아무런 위험이 없는 사회는 과연 정의로운 사회인가?

 

 

 

*꿀팁! 대한민국의 육아휴직제도에 대해 알아보자!

 


남성이 육아휴직을 분담해야 여성의 경력단절과 고용 차별이 해소된다. 육아로 인한 경력 공백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현 구조에서는 기업들이 여성고용을 비용이라고 여기고 회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성은 고사하고 여성도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을 겪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 주소이다. 기존의 코너와는 달리 본 코너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여남 모두가 육아휴직제도를 정정당당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어떤 제도가 마련되어 있으며, 만일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육아휴직제도란?>

근로자는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하여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다. 육아휴직 기간은 모부 각각 최대 1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 기간은 근속기간에 포함된다.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할 수 있다. 육아휴직은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근로자의 권리이다.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할 경우, 근로자가 해당 사업에서 계속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같은 영유아에 대하여 부부가 육아휴직기간이 겹치지만 않는다면 사업주는 이를 허용해야 한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겹쳐도 된다.) 

 


<육아휴직제도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되며,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육아휴직 기간에는 그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

-이를 위반하여 근로자로부터 육아휴직 신청을 받았음에도 육아휴직을 허용하지 않은 사업주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거나,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님에도 육아휴직 기간동안 해당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37조제2항제3

-육아휴직을 마친 후 복귀한 근로자에게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키지 않은 경우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37조제4항제4)

 

서울시는 20162월부터 임신, 출산, 육아 등으로 직장 내 어려움을 겪는 직장맘들의 고충을 노무사들이 전문적으로 상담해주는 직장맘 고충상담 전용콜을 운영하고 있다.

 


<육아휴직급여>

일반적으로 육아휴직을 했을 때, 통상임금의 40%(50~100만원 범위)를 받을 수 있다같은 자녀에 대하여 부모가 순차적으로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사용한 사람의  육아휴직 3개월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상한 150만원)로 상향하여 지급하는 육아휴직 급여 특례(통칭 '아빠의 달')은 남성도 육아휴직 제도를 이용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소득 감소 등 경제적인 어려움 역시 육아휴직제도를 섣불리 신청하지 못 하게 막는다. 2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종서·김문길·임지영 연구원이 발표한 ‘·가정양립 지원 정책 평가와 정책과제보고서에 따르면 OECD 통계 기준 2015년 우리나라 육아휴직 급여의 소득대체율은 29.0%. 여성들이 육아휴직을 쓰는 동안 평균적으로 평소 받던 임금의 30% 정도만 고용보험에서 보전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소득대체율은 2015년 육아휴직 제도를 시행한 23OECD 회원국 중 19위이다. 전문가들은 육아휴직 사용을 늘리려면 육아휴직 급여부터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 휴직 수당 상한선을 높이고 소득대체율도 끌어올려야 할 것이다.

 

 

혹자는 1차적 가정부양자가 되어야 하는 부담을 지닌 남성에게 고용이나 승진의 기회를 우선적으로 주는 '남성 생계부양자 가족모델' (*) 이 현 사회에서 합당하다고 말한다그러나 이는 기존의 남성 권력이 여성을 사적 영역에 가둬두기 위해 만든 가부장제의 함정을 무시하고 여성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과 다름없다여남의 완전평등고용과 육아공동책임은 가부장제가 남성에게 지우던 막중한 부담-한 가정을 부양해야 할 유일한 가장-을 덜어줄 것이다고용 시장에 존재하는 성차별이 사라지고 여남 완전평등고용의 시대가 온다면 남성은 그 고되고 막중한 '1차적 가정부양자'가 되는 책임을 본인의 파트너와혹은 가족 구성원과 함께 나눌 수 있다남성은 드디어 과거의 남성이 스스로 지워 놓은 굴레에서 해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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